
▷신속항원검사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들어올 때 면역반응으로 생기는 항체를 검사하는 방식이다. PCR 검사가 4, 5시간 기다려야 하는 데 비해 약 15분이면 결과를 알 수 있다. 그 대신 정확도가 낮아 여기서 양성이 나오면 다시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현재 국내 사용 허가를 받은 신속항원검사 진단키트는 한 가지인데 임신 진단키트처럼 생겼다. 면봉을 콧속 깊숙이 밀어 넣어 검체를 채취한 뒤 시약이 담긴 추출용액에 넣고 5회 이상 저은 뒤 진단키트에 세 방울 떨어뜨리면 몇 분 안에 결과창에 음성인지 양성인지 뜨게 된다.
▷더 많은 사람이 더 손쉽게 진단검사를 받게 하려는 취지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둘러싼 논쟁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말 서정진 셀트리온 대표가 전 국민 자가진단 검사를 제안했지만 방역당국은 부정적이었다. 최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국민 누구나 신속 진단키트로 1차 자가 검사를 하고 결과에 따라 추가 정밀 검사를 받게 하는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지만 당국 반응은 마찬가지였다.
▷마침 미국식품의약국(FDA)이 15일 호주 제약사가 개발한 자가 진단키트에 사용 승인을 내줬다는 소식이다. 일반인이 코에 면봉을 넣어 검체를 채취한 뒤 스마트폰에 부착한 진단키트로 15분 만에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이전에도 가정용 진단키트는 몇 가지가 사용돼 왔지만 처방전이 필요하거나 검체를 병원으로 보내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했다.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다. 자가진단이 가능한 길이 열리고, 한계점을 인정하는 범위에서 적절한 활용방안을 찾는다면 감염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서영아 논설위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