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
◇이것이 우리의 마지막 팬데믹이 되려면/조너선 퀵 지음·김한영 옮김/462쪽·2만2000원·동녘사이언스

책은 2부로 나뉜다. 1부에서는 계속 높아져 온 팬데믹 위험의 요인들을 살피고 에볼라, 에이즈, 지카 등 21세기에 인류를 위협한 전염병들의 발생 배경을 돌아본다.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다른 대유행 병들도 야생동물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적응하면서 폭발적인 양상을 띠었다. 세계 곳곳에서 숲을 완전히 밀어버리는 완전 벌목이 일어나면서 위험한 바이러스들이 인간에게로 갈아탈 기회가 높아진다. 대규모 축산공장에 야생조류가 접촉하면 대규모 전염병공장이 될 수 있다.
이 문제에 답하기 위해 저자가 요약한 7개 항을 소개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①모든 차원에서 대담한 리더십을 확고히 하라(지도자는 집에 불이 난 것처럼 행동하라) ②회복력 있는 보건 체계(탄력적인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라) ③적극적인 예방과 상시적인 대비(질병에 맞서는 세 가지 전선인 예방, 발견, 대응을 강화하라) ④사람을 죽이는 정보, 살리는 정보 구분(정확하고 시기적절하게 보도하라) ⑤획기적인 혁신, 협력하는 변화(현명하고 새로운 기술 혁신에 투자하라) ⑥현명한 투자(전염병이 유행하기 전에 질병을 막을 수 있도록 돈을 현명하게 써라) ⑦시민 행동을 조직하고 동원하라(경고를 울려라, 지도자를 깨워라)
이 일곱 개 거울을 사용하면 한국 사회가 코로나19에 맞서 어떤 점을 잘하고 어떤 점을 소홀히 해왔는지도 비칠 것이다. 물론 더 중요한 것은 남은 팬데믹 기간 동안 어떤 길을 가고 어떻게 그 길을 단축하느냐이다.
저자는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 전 세계를 다니며 전염병 근절의 최전선에 있었고 코로나19 발생 이후 미국 록펠러재단 전염병 대응 이사를 맡고 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