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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똥이 만병통치약” 7가지 ‘변’건강 체크포인트[양종구의 100세 건강]

입력 | 2020-12-19 11:00:00


황설 하이컨디션국민운동본부 총재가 “황금똥을 누는 법”을 설명하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1990년대 중반 고시공부 한다고 경기도 양평 산속에서 살았다. 당시 ‘고시생들’은 공부한다는 핑계로 산속 고시원에 틀어박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끼리끼리 모여 술도 마시고 놀았다. 공부를 더 잘한다며 운동도하고 산책도하고…. 어느 순간 공부보다는 운동을 더 많이 해 ‘운동선수’로 불리는 고시생도 있었다. 황설 하이컨디션(HiCondition)국민운동본부(이하 하이컨디션) 총재(53)도 그렇게 됐다. 10년간 고시 공부를 했지만 성과는 없었고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것은 안 해 본 게 없다. 그러다 ‘황금똥’을 발견했다. 하이컨디션은 ‘황금똥’을 누어 몸의 컨디션을 최고로 만든다는 의미다.

“어느 날 산속을 산책하다 변의를 느꼈어요. 구석에서 시원하게 일을 봤는데 황금 막대 2개가 멋지게 나왔죠. 너무 상쾌했습니다. 신기해서 이쪽저쪽으로 굴려 봤어요. 막대기에 묻지도 않았어요. 상쾌함을 넘어 컨디션도 아주 좋았어요. 이런 기분을 매일 느끼고 싶어 연구를 했습니다.”

자연그대로의 섭생이 답이었다. 연구하다보니 야생 동물들을 관찰하게 됐고 그들의 변을 살펴보니 깔끔했다. 단순하게 먹어서 그랬다. 황 총재는 “산속에서 밥하고 나물 등 자연식으로 먹다보니 그랬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6개월간 계속 실천하자 몸이 아주 가볍고 날아갈 것 같았다.

고시에 패스하지 못하고 시간만 때우고 있자 사업으로 큰 돈을 번 성균관대 행정학과 동기인 친구가 불렀다. 그래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친구 사업이 흔들려 나오게 됐고 어느 순간 잘못된 길로 들어 집 두 채를 날리기도 했다. 2000년대 초중반이었다. 그 즈음 구성애 씨가 진행하는 ‘아우성(아름다운 우리 아이들의 성을 위하여)’이 한창 인기를 끌고 있었다. 그 때 성(性)도 중요하지만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본능인 배설도 중요하다는 생각에 황금똥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본명 김성호도 황금배설의 줄임말 황설로 바꿨다.

“현대인도 가끔씩 황금똥을 볼 때가 있죠. 하지만 어쩌다 우연히 본 것입니다. 그동안 건강을 위해 잘 먹고 운동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지 잘 누는 것엔 무관심했어요. 전 한순간 ‘이거다’며 환소성을 질렀고 황금똥을 건강의 시금석으로 삼고 연구해보자는 생각을 다시 했습니다.”

황금똥은 조선시대 임금의 건강 징표였다. 조선시대 왕의 주치의였던 어의를 다른 말로 ‘상분직(嘗糞職)’이라고 했다. 매일 임금의 매화(똥) 맛을 보며 건강을 살피는 직책이라는 의미다. 궁중에서는 대변을 매화라고 했고 임금의 대변기를 매화틀이라고 했다. 임금님이 매화를 만드실 때마다 매화를 꼼꼼히 체크하는 것이다. 어의는 왕의 똥 변화를 살핀 뒤 그 내용을 내시부 수장인 상선에게 알리고 왕의 수라를 만드는 사옹원에 수라상 요리 재료를 조절하도록 권유했다. 똥을 통해 건강 체크와 식단 관리를 했다. 똥이 쓰거나 지독한 냄새가 나지 않으면 건강하다는 것이고, 회색 흰색처럼 색이 이상하거나, 맛이 달면 외관으로는 눈치 채지 못한 병이 생겼음을 나타낸다. 건강한 사람의 몸은 단 성분, 즉 영양분을 배출시키니 않기 때문이다.

황 총재는 농사는 물론 모든 산업에서 인풋이 있고 과정이 있고 아웃풋이 있듯 인간에도 이 시스템을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몸에 좋다고 잘 먹긴 했는데 결과는 잘 확인하지 않았다. 결과인 변을 반드시 확인해야 잘 먹었는지 소화가 잘 됐는지를 알 수 있는 법이다. 그리고 피드백을 주면 먹는 것을 조심해 소화를 잘 시킬 수 있는 것이다.

“황금똥을 누기 위해선 습관이 중요합니다. 매일 변을 보고 유심히 살펴봐야 하죠. 7가지 판단 기준(배설 횟수, 색깔, 냄새, 모양, 무게, 굳기(점도). 상쾌감)에 따라 더 잘 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 노력에 먹는 것과 운동이 포함된다. 냄새가 없고 물에 뜨는 황금색이 가장 건강하다. 황 총재는 “기름도 완전 연소돼야 매연이 덜 나오듯 음식도 완전히 소화시켜야 합니다. 그러려면 식단을 단순화 시켜야 해요. 영양소는 골고루 하되 1식 3찬, 1식 5찬 등 간단하게 먹어야 합니다. 특히 양념이 많이 들어간 음식은 위와 장에 부담을 줍니다”고 했다. 닭볶음탕보단 닭백숙을 먹어야 좋다는 것이다. 그는 “매일 변을 살피다보면 황금색을 위해 더 조심해서 먹게 됩니다”고 했다.

모든 기준이 변이다. 결과를 기준으로 인풋을 달리하는 것이다.

“변의 질을 12단계 급수로 나눴어요. 앞에서 얘기한 7가지 판단 기준으로 매일 자신의 변을 기록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판단하고 사진을 찍어 보내면 점수화해 피드백을 줍니다. 휴지에 묻지 않고 냄새도 없고 물에 둥둥 뜨는 것을 기준으로 80점 이상이면 골드바를 줍니다. 골드 실버 브론즈 메달 올림픽 메달같이 상징적인 것이죠. 80점 이상 30회를 하면 한 급수 올라갑니다. 변은 쉽게 바뀌지는 않습니다.”

이론상 가장 빨리 올라가는 사람은 한달이면 올라간다. 하지만 조금만 관리에 소홀하면 변은 변한다. 설사를 할 수도 있다. 1년 만에 1급수 올라가는 사람들도 있다.

황설 하이컨디션국민운동본부 총재(앞줄 가운데)가 ‘하이컨디션 콘서트’를 연 뒤 기념 촬영을 했다. 하이컨디션국민운동본부 제공.

황 총재는 2010년 서울시 지원을 받아 좋은배설문화실천운동본부를 만들어 ‘황금똥을 누자’는 캠페인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국민들에게 황금배설의 중요성을 알리 시작했다. 처음엔 잘 배설하기 위해서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에 포인트를 뒀지만 약 5년 전 산속에서 배운 단전호흡 동작을 활용해 ‘황금똥 누기 운동법’을 만들었다. 그게 하이컨디션 황금똥 댄조(댄스+체조·이하 댄조)다.

댄조는 호흡법과 괄약근 조이기가 섞여 있다. 황 총재는 산속에서 단전호흡 도사들로부터 배운 호흡법과 동작을 변형시켜 2000곡이 넘는 음악에 맞춰 쉽게 출수 있는 댄조로 만들었다. 황 총재는 “호흡을 들이 마시고 내쉴 때 단전에 힘을 주며 괄약근을 조이면 된다. 댄조에 팔과 골반을 흔드는 동작이 많은데 장을 활성화 하고 괄약근을 조이는 동작이다”고 설명했다.

댄조로 건강을 찾은 사람들이 늘면서 최근 방송을 타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변비로 40여년 고생한 이경자 전 한국폴리텍대학 귀금속공예과 교수(58)는 지난해 7월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서핑을 하다 ‘쾌변’이라는 단어에 이끌려 하이컨디션을 찾아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댄조를 배우고 음식을 조절해 10개월 만에 변비의 고통에서 해방된 것이다.

이 전 교수는 변비 탈출을 위해 안 해본 게 없었다. 약은 물론 알로에, 쑥물, 고구마 등 변비에 좋다는 음식은 다 먹어봤다. 심지어 들기름이 좋다고 먹었다 속이 뒤집어지기도 했다. 화장실에 들어가 ‘씨름’할 땐 가족들에게 “내가 쓰러지면 앰뷸런스를 불러 달라”고 할 정도로 고통의 나날이이 이어졌다. 20~30분 많게는 ·1시간 넘게 씨름해 겨우 콩 한 톨 만하게 ‘일’을 보는 날이 허다했다. 늘 신경 쓰였고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이경자 교수(가운데)와 설지원(오른쪽), 최주연 씨가 하이컨디션황금똥댄조를 선보이고 있다. 호흡을 들이 마시고 내쉴 때 단전에 힘을 주며 괄약근을 조이는 댄조(댄스+체조)는 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팔과 골반을 흔드는 동작이 많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박자에 맞춰 항문의 괄약근을 조이고(케겔 운동) 장을 활성화 시키는 댄조는 쉽고 재밌었다. 하이컨디션에는 주 1회 갔지만 집에서 하루 1~2시간 댄조를 췄다. 하지만 바로 고민이 해결되지는 않았다. 황금똥을 보기 위해선 먹는 것도 중요했다. 잘 먹어야 잘 누는 법이다. 단순하지만 섬유질이 많이 들어간 식단, 유산균 등을 함께 먹어주니 어느 순간 뻥 뚫렸다고 했다. 이 전 교수는 요즘 매일 일을 본 뒤 똥을 유심히 바라보며 “너 미쳤나보다. 어디 갔다 이제 왔냐?”고 대화를 하기도 한다고 했다. 그만큼 즐겁고 행복하다. 이 전 교수는 황금똥을 보기 위해 식단을 조절하고 댄조를 추면서 체중이 6kg이나 빠졌다.

최주연 씨(60)는 10년 전 남편이 암 판정을 받은 뒤 건강에 관심을 가지면서 하이컨디션을 만났다. 폭식에 술, 담배까지 했던 남편과 비슷하게 음식을 즐기고 있었던 그는 “이래선 안 되겠다”며 건강법을 찾다 하이컨디션을 만난 것이다. 최 씨는 “고혈압 당뇨 등 온갖 성인병이 있었는데 황금똥을 보기 위해 음식을 조절하고 댄조를 추면서 몸아 확 바뀌었어요. 65kg이던 체중이 49kg으로 줄었어요. 살이 너무 빠지자 얼굴이 쭈글쭈글해져 보기 민망했는데 좀 지나니 탱탱해졌고 지금은 빛이 난다고 해요”라고 말했다. 장 관리를 위해 하이컨디션을 찾았는데 다이어트까지 돼 지금은 에너지 넘치는 삶을 살고 있다. 주변에선 10년은 젊어 보인다고 한다.

하이컨디션 황금똥 댄조를 추고 있는 모습. 호흡을 들이 마시고 내쉴 때 단전에 힘을 주며 괄약근을 조이는 댄조(댄스+체조)는 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팔과 골반을 흔드는 동작이 많다. 하이컨디션국민운동본부 제공.

고질적인 허리 통증을 없애기 위해 운동으로 댄조를 시작한 지 5년이 넘은 가정주부 설지원 씨(57)는 “황금똥을 보면서 체중이 8kg 빠졌고 허리 통증이 사라졌다. 어느 순간 감기에도 안 걸리고 피부에도 윤기가 흘렀다. 내겐 황금똥이 만병통치약”이라고 말했다. 설 씨는 허리가 아파 젊었을 때부터 건강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운동을 했는데 황금똥을 보기 위해 먹는 것을 조절하고 댄조를 추면서 몸이 바뀌었다고 했다.

황 총재는 “자연식에 가깝게 먹고 댄조를 하면 황금똥이 나오고 무병장수 할 수 있습니다”고 장담했다. 그는 “밤똥잠숨, 즉 밥을 잘 먹고 똥을 잘 누고 잠을 잘 자고 숨을 잘 쉬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습니다. 이게 인간이 건강하기 위한 필수 생활습관입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잘 관리해 황금똥을 누게 되면 면역력도 좋아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도 이겨낼 수 있다고 했다.

황설 하이컨디션국민운동본부 총재가 KT에서 하이컨디션 황금똥 댄조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하이컨디션국민운동본부 제공.

황 총재는 기업 등 단체, 노인정 등에 황금똥과 댄조 관련 강연을 많이 했는데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잠시 쉬고 있다. 그는 “몸이 건강하면 면역력이 높아지는 법이다. 변 관리를 잘하면 건강도 챙기고 면역력도 높여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라고 다시 강조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