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설 하이컨디션국민운동본부 총재가 “황금똥을 누는 법”을 설명하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어느 날 산속을 산책하다 변의를 느꼈어요. 구석에서 시원하게 일을 봤는데 황금 막대 2개가 멋지게 나왔죠. 너무 상쾌했습니다. 신기해서 이쪽저쪽으로 굴려 봤어요. 막대기에 묻지도 않았어요. 상쾌함을 넘어 컨디션도 아주 좋았어요. 이런 기분을 매일 느끼고 싶어 연구를 했습니다.”
자연그대로의 섭생이 답이었다. 연구하다보니 야생 동물들을 관찰하게 됐고 그들의 변을 살펴보니 깔끔했다. 단순하게 먹어서 그랬다. 황 총재는 “산속에서 밥하고 나물 등 자연식으로 먹다보니 그랬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6개월간 계속 실천하자 몸이 아주 가볍고 날아갈 것 같았다.
“현대인도 가끔씩 황금똥을 볼 때가 있죠. 하지만 어쩌다 우연히 본 것입니다. 그동안 건강을 위해 잘 먹고 운동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지 잘 누는 것엔 무관심했어요. 전 한순간 ‘이거다’며 환소성을 질렀고 황금똥을 건강의 시금석으로 삼고 연구해보자는 생각을 다시 했습니다.”
황금똥은 조선시대 임금의 건강 징표였다. 조선시대 왕의 주치의였던 어의를 다른 말로 ‘상분직(嘗糞職)’이라고 했다. 매일 임금의 매화(똥) 맛을 보며 건강을 살피는 직책이라는 의미다. 궁중에서는 대변을 매화라고 했고 임금의 대변기를 매화틀이라고 했다. 임금님이 매화를 만드실 때마다 매화를 꼼꼼히 체크하는 것이다. 어의는 왕의 똥 변화를 살핀 뒤 그 내용을 내시부 수장인 상선에게 알리고 왕의 수라를 만드는 사옹원에 수라상 요리 재료를 조절하도록 권유했다. 똥을 통해 건강 체크와 식단 관리를 했다. 똥이 쓰거나 지독한 냄새가 나지 않으면 건강하다는 것이고, 회색 흰색처럼 색이 이상하거나, 맛이 달면 외관으로는 눈치 채지 못한 병이 생겼음을 나타낸다. 건강한 사람의 몸은 단 성분, 즉 영양분을 배출시키니 않기 때문이다.
황 총재는 농사는 물론 모든 산업에서 인풋이 있고 과정이 있고 아웃풋이 있듯 인간에도 이 시스템을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몸에 좋다고 잘 먹긴 했는데 결과는 잘 확인하지 않았다. 결과인 변을 반드시 확인해야 잘 먹었는지 소화가 잘 됐는지를 알 수 있는 법이다. 그리고 피드백을 주면 먹는 것을 조심해 소화를 잘 시킬 수 있는 것이다.
“황금똥을 누기 위해선 습관이 중요합니다. 매일 변을 보고 유심히 살펴봐야 하죠. 7가지 판단 기준(배설 횟수, 색깔, 냄새, 모양, 무게, 굳기(점도). 상쾌감)에 따라 더 잘 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모든 기준이 변이다. 결과를 기준으로 인풋을 달리하는 것이다.
“변의 질을 12단계 급수로 나눴어요. 앞에서 얘기한 7가지 판단 기준으로 매일 자신의 변을 기록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판단하고 사진을 찍어 보내면 점수화해 피드백을 줍니다. 휴지에 묻지 않고 냄새도 없고 물에 둥둥 뜨는 것을 기준으로 80점 이상이면 골드바를 줍니다. 골드 실버 브론즈 메달 올림픽 메달같이 상징적인 것이죠. 80점 이상 30회를 하면 한 급수 올라갑니다. 변은 쉽게 바뀌지는 않습니다.”
이론상 가장 빨리 올라가는 사람은 한달이면 올라간다. 하지만 조금만 관리에 소홀하면 변은 변한다. 설사를 할 수도 있다. 1년 만에 1급수 올라가는 사람들도 있다.
황설 하이컨디션국민운동본부 총재(앞줄 가운데)가 ‘하이컨디션 콘서트’를 연 뒤 기념 촬영을 했다. 하이컨디션국민운동본부 제공.
댄조로 건강을 찾은 사람들이 늘면서 최근 방송을 타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변비로 40여년 고생한 이경자 전 한국폴리텍대학 귀금속공예과 교수(58)는 지난해 7월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서핑을 하다 ‘쾌변’이라는 단어에 이끌려 하이컨디션을 찾아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댄조를 배우고 음식을 조절해 10개월 만에 변비의 고통에서 해방된 것이다.
이 전 교수는 변비 탈출을 위해 안 해본 게 없었다. 약은 물론 알로에, 쑥물, 고구마 등 변비에 좋다는 음식은 다 먹어봤다. 심지어 들기름이 좋다고 먹었다 속이 뒤집어지기도 했다. 화장실에 들어가 ‘씨름’할 땐 가족들에게 “내가 쓰러지면 앰뷸런스를 불러 달라”고 할 정도로 고통의 나날이이 이어졌다. 20~30분 많게는 ·1시간 넘게 씨름해 겨우 콩 한 톨 만하게 ‘일’을 보는 날이 허다했다. 늘 신경 쓰였고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이경자 교수(가운데)와 설지원(오른쪽), 최주연 씨가 하이컨디션황금똥댄조를 선보이고 있다. 호흡을 들이 마시고 내쉴 때 단전에 힘을 주며 괄약근을 조이는 댄조(댄스+체조)는 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팔과 골반을 흔드는 동작이 많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최주연 씨(60)는 10년 전 남편이 암 판정을 받은 뒤 건강에 관심을 가지면서 하이컨디션을 만났다. 폭식에 술, 담배까지 했던 남편과 비슷하게 음식을 즐기고 있었던 그는 “이래선 안 되겠다”며 건강법을 찾다 하이컨디션을 만난 것이다. 최 씨는 “고혈압 당뇨 등 온갖 성인병이 있었는데 황금똥을 보기 위해 음식을 조절하고 댄조를 추면서 몸아 확 바뀌었어요. 65kg이던 체중이 49kg으로 줄었어요. 살이 너무 빠지자 얼굴이 쭈글쭈글해져 보기 민망했는데 좀 지나니 탱탱해졌고 지금은 빛이 난다고 해요”라고 말했다. 장 관리를 위해 하이컨디션을 찾았는데 다이어트까지 돼 지금은 에너지 넘치는 삶을 살고 있다. 주변에선 10년은 젊어 보인다고 한다.
하이컨디션 황금똥 댄조를 추고 있는 모습. 호흡을 들이 마시고 내쉴 때 단전에 힘을 주며 괄약근을 조이는 댄조(댄스+체조)는 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팔과 골반을 흔드는 동작이 많다. 하이컨디션국민운동본부 제공.
황 총재는 “자연식에 가깝게 먹고 댄조를 하면 황금똥이 나오고 무병장수 할 수 있습니다”고 장담했다. 그는 “밤똥잠숨, 즉 밥을 잘 먹고 똥을 잘 누고 잠을 잘 자고 숨을 잘 쉬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습니다. 이게 인간이 건강하기 위한 필수 생활습관입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잘 관리해 황금똥을 누게 되면 면역력도 좋아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도 이겨낼 수 있다고 했다.
황설 하이컨디션국민운동본부 총재가 KT에서 하이컨디션 황금똥 댄조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하이컨디션국민운동본부 제공.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