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종이 빠르게 확산하자 정부가 수도 런던 등 잉글랜드 남부 지역에 긴급 봉쇄조치를 발표했다. 이 바이러스는 기존 코로나바이러스보다 감염력이 70% 가량 높지만 백신의 효과를 낮추지는 않는다고 영국 정부는 밝혔다.
19일 BBC방송 등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각료들과 화상회의를 통해 코로나19 대응 방침을 논의한 뒤 대국민 방송을 통해 “코로나 대응체계를 기존 3단계에서 4단계로 재편하고 런던과 잉글랜드 남동부 지역엔 20일부터 4단계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미 이 지역에 코로나 대응단계 중 가장 수위가 높은 3단계 경계를 내렸지만 더 강화된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전면 봉쇄인 4단계를 신설해 적용한 것이다.
4단계에선 병원과 약국 등 필수 시설을 제외한 업종이 모두 문을 닫아야 하고,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경우, 등교, 보육 등의 목적 외에는 반드시 집에 머물러야 한다. 야외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은 1명으로 제한되며, 실내에서 다른 가구 구성원을 만나는 행위도 전면 금지된다.
정부 입장이 급격히 선회한 것은 ‘VUI-202012/01’로 알려진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 때문이다. 존슨 총리는 이 변종이 기존 바이러스보다비 감염력이 70% 더 크고, 재생산지수를 최대 0.4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맷 행콕 영국 보건장관은 14일 의회에서 “변종이 더 심각한 질환을 유발하거나 백신을 무력화한다는 증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유럽 국가들 역시 연말연시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봉쇄 조치를 꺼내들었다. 이탈리아는 크리스마스 전후인 24~27일을 비롯해 이달 31일과 내달 3일, 내년 1월 5, 6일(주현절) 세 차례에 걸쳐 봉쇄조치를 내린다고 밝혔다. 스위스도 22일부터 한 달 동안 모든 식당과 술집의 운영을 중단키로 했다. 오스트리아도 26일부터 비필수 업종 가게 운영과 외출 등을 제한하는 3차 봉쇄에 들어간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