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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거친 언행과 편향된 정책… 변창흠 국토부 장관 자격 없다

입력 | 2020-12-21 00:00:00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3일 열린다. 부동산 문제가 최대 현안 중 하나인 데다, 전임자가 연이은 주택정책의 실패로 사실상 경질됐기 때문에 변 후보자에 대한 관심은 어느 후보자보다 높다.

변 후보자의 과거 언행을 보면 국토부 장관으로서 자격을 갖췄는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드는 부분이 많다. 변 후보자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시절인 2016년 공유주택 사업을 논의하던 중 공개적으로 “못사는 사람들은 밥을 집에서 해먹지 미쳤다고 사 먹느냐?”고 발언했다고 한다. 또 구의역 사망사고와 관련해서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 걔(사망자 김군)만 조금만 신경 썼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는데 이만큼 된 거잖아요”라고 말했다. ‘위험의 외주화’가 원인이 돼 발생한 이 사고는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까지 나서서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를 여러 차례 약속했던 사안이다.

서울교통공사노조 지회 등은 어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인물이 서울교통공사의 감독기관인 국토부 장관이 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변 후보자는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성명을 내놓았지만 청문회 통과용 사과라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변 후보자가 SH 재임기간 중 채용한 1급 이상 고위 공무원 9명 가운데 4명이 그가 석·박사 학위를 받은 서울대 환경대학원 출신이라는 사실도 비판의 도마에 올라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변 후보자의 주택 정책관이다. 후보자는 주요 도심의 재개발 재건축 등 민간에 의한 공급은 여전히 억제하면서 공공 개발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정책 성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정책으로는 이미 실패로 입증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다시 한 번 되풀이하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이런 인식 수준과 정책관을 가진 변 후보자가 국토부 장관직을 제대로 수행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인사청문회가 요식행위라는 비판을 받지 않도록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