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자-가족 등 하루 189명 추가… 지난달 직원 확진뒤 계속 번져 독거실 이명박 前대통령은 ‘음성’ 일부 확진자 서울북부지법 등 출석… 법관-법원직원 검사 받도록 권고
“살려주세요” 20일 오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한 수용자가 수건과 손을 흔들며 “살려 달라”고 외치고 있다. YTN 화면 캡처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와 서울시 등 방역당국은 구치소 직원 또는 신입 수감자를 통해 내부 전파가 이뤄진 뒤 기존 수감자들 간에 감염이 확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구치소 관련 첫 확진자는 직원 A 씨로 지난달 28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함께 거주하는 고교생 자녀로부터 감염된 뒤 동료 직원들에게 전파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방역 당국은 직원들이 당직 근무 등을 함께하며 감염이 확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발열 체크, 직원 식당 칸막이 설치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은 지켜졌지만 당직자 2, 3명이 숙직실을 함께 사용했다. 근무자들의 공용 공간인 체력단련실과 샤워실 등에서도 접촉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구치소에 마련된 선별검사소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구치소 관계자들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해당 구치소는 지금까지 관련 누적 확진자가 216명으로 늘었다. 뉴시스
새로 입소한 수용자가 무증상 상태에서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가능성도 있다. 방역당국이 18일 수감자 2400여 명을 포함해 직원, 가족 등 3557명에 대해 전수검사를 한 결과 신규 수감자들이 머무는 신입 수용동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나왔다.
법무부에 따르면 신규 수감자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2주간 독거실에 격리된다. 2주간 별다른 의심 증상이 없으면 진단검사 없이 기존 수감자들과 함께 생활하도록 하고 있다. 무증상 감염 상태로 신규 입소한 경우 다른 수감자들과 함께 생활하며 전파시킬 수 있는 환경이다. 방역당국은 확진 판정을 받은 수용자들 대부분이 무증상이거나 경증 환자여서 구치소 내 조용한 전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수감자들은 보통 하루 30분∼1시간씩 운동을 하는데 이때 수감자들이 같은 공간에 머물게 된다. 여러 수감자와 한방을 쓰는 혼거실 수감자들은 운동할 때뿐만 아니라 식사 등 일상생활을 같은 방 수감자들과 함께한다.
구치소 측은 “직원들의 경우 근무 중 마스크를 쓰도록 했고 수감자는 운동시간이나 이동을 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며 “다만 혼거실 수용자들이 방에서 생활할 때는 따로 통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마스크 착용과 환기 등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북부지법과 서울동부지법은 동부구치소 수감자들이 법정에 출석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서울북부지법에 따르면 14∼16일 확진자 일부가 출석했다. 8∼18일 동부구치소 수감자 다수가 출석했던 서울동부지법은 법관과 직원들에게 진단검사 및 기일 변경을 권고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1097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가운데 서울의 신규 확진자 역시 473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하경 whatsup@donga.com·황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