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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한 피날레 고진영, 4개 대회만으로 2연속 상금왕[김종석의 TNT타임]

입력 | 2020-12-21 06:53:00

출전도 힘들어보였던 시즌 최종전 우승
12년 동안 한국 선수 7번 상금 1위




LPGA투어 마지막 대회 투어 챔피언십 우승으로 2년 연속 상금 랭킹 1위를 차지한 고진영. LPGA 인스타그램

불과 4개 대회만 뛰고도 2년 연속 상금왕에 등극했다. 짧고 굵게 뛴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5)이다.

고진영은 21일 미국 플로리다주 티뷰론GC(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언더파 66타를 몰아쳤다. 1타차 2위로 출발한 고진영은 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타를 기록해 지난해 우승자로 전날 단독 선두였던 김세영을 5타차 2위로 밀어내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 110만 달러(약 12억 원)를 거머쥔 고진영은 올해 출전한 4개 대회에서 166만7925 달러를 벌어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번 상금 1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LPGA투어 마지막 대회 투어 챔피언십 우승으로 2년 연속 상금 랭킹 1위를 차지한 고진영. LPGA 인스타그램

지난해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 평균타수상 등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던 고진영은 이번 시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줄곧 국내에 머물다 지난달 20일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을 통해 LPGA투어 첫 대회를 치렀다. 뒤늦게 시동을 걸었지만 VOA 클래식 5위에 이어 지난주 US여자오픈 공동 2위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투어 챔피언십 출전권까지 막차로 따냈다. US여자오픈 성적이 나빴더라면 시즌 성적에 따라 상위 70명에게만 출전자격이 부여되는 이 대회에는 참가도 할 수 없었다.

고진영은 “대회 출전조차 불투명했는데 잘 마무리해 너무 기쁘다. 한국에서 충분히 쉰 덕분에 시즌 막판 컨디션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텍사스에 집을 알아보고 있는데. 상금은 집 사는데 보태면 좋겠다"며 웃었다.

투어챔피언십에서 사흘 연속 같은 조 맞대결 펼친 고진영과 김세영. LPGA 제공

마지막 날 티셔츠와 바지를 모두 흰색으로 통일한 고진영은 늘 그렇듯 최종 라운드에 빨간 바지를 입고 나선 김세영을 맞아 절정의 샷 감각으로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후반 들어 11번 홀(파4)에서 4m 파 퍼트를 성공시켜 이 홀에서 보기를 한 김세영을 제치고 단독 선두로 나선 뒤 12번(파3), 13번(파4), 14번홀(파5)에서 ‘싸이클 버디’를 잡아 승부를 결정지었다.

LPGA투어에서 2년 연속 상금왕이 나온 것은 2012, 2013년 상금 1위를 차지한 박인비 이후 7년 만이다. 한국 선수 최초로 LPGA 투어 상금왕에 오른 건 2009년 신지애(약 180만 달러)였다. 그로부터 올해 고진영까지 12시즌 동안 한국 선수가 상금왕에 이름을 올린 시즌은 절반도 넘는 7시즌에 이른다. 2010년 최나연(187만 달러), 2018년 박성현(255만 달러)도 상금왕 클럽에 가입했다.

한국 골프의 전설 박세리는 상금왕에 오른 적은 없다. 당시 안니카 소렌스탐, 캐리 웹 등과 치열한 3파전을 치르면서 상금 1위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역대 LPGA투어 상금와 가운데 최고 상금 기록은 2007년 로레나 오초아가 갖고 있다. 당시 상금 액수는 436만 달러에 이른다. LPGA투어 첫 시즌이었던 1950년 베이브 자하리아스는 8승을 거두며 14800만 달러를 벌어 초대 상금왕에 올랐다. 역대 최소 금액 상금왕은 1958년 베벌리 한슨으로 1만2000달러였다.

김세영은 타이틀 방어에 실패했지만 생애 처음으로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시즌 중단, 대회 취소 등을 겪은 LPGA투어에서 한국 선수는 최다인 7승을 합작했다. 이 가운데 메이저 대회 우승이 3승이었다. 이미림이 ANA인스퍼레이션에서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했고, 지난주 김아림은 비회원 신분으로 US여자오픈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김세영도 메이저 대회인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과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2승을 거뒀다. 올해 한국 선수 메이저 챔피언 3명이 모두 메이저 첫 승이었다. 박인비와 박희영도 우승자 대열에 합류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