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일산서구 아파트단지 일대. 2019.5.12/뉴스1 © News1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이 3개월째 상승세다. 전세 물량 부족으로 전셋값 급등 현상이 이어지면서다. 매매가격과 격차가 줄면서 갭투자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경기 화성·광명·수원·성남·용인 등 상승폭 커
21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 11월 수도권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66.8%를 기록했다. 지난 10월보다 1.3%포인트(p) 올라 9월 이후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올해 1월(66.9%) 이후 최고치다.
서울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55.5%로 10월(54.2%)보다 1.3%p 상승했다. 서울 전세가율도 3개월째 상승세다.
서울에서 최근 3개월 전세가율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강서구다. 강서구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 8월 56.4%에서 60.1%로 3.7%p 상승했다. 이 밖에 중구(3.6%p), 강동구(3.5%p), 송파구(3.5%p), 성북구(3.4%p) 등도 전세가율 상승폭이 서울 평균을 웃돌았다.
최근 경기의 전세가율 상승폭은 서울과 인천(1.3%p)보다 높았다. 지난달 경기(72.1%) 전세가율의 월간 상승폭은 1.4%p로 서울, 인천과 비슷했으나, 3개월간 상승폭은 훨씬 더 컸다. 경기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 8월 68.7%보다 3.5%p 상승했다. 상승폭은 서울(2.2%p)과 인천(2.1%p)보다 컸다.
경기 주요 지역은 3개월 상승폭이 5%p 이상이었다. 일부는 10%p에 육박하기도 했다. 동탄신도시가 있는 화성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 11월 78%까지 치솟아 8월 대비 9.7%p 올랐다. 이 밖에 Δ광명 8.1%p Δ수원 영통구 7.7%p Δ성남 분당구 6.2%p Δ용인 기흥구 6%p Δ용인 수지구 5.5%p 등도 5%p 이상 상승했다.
◇전세가율 상승세에 갭투자도 활발…일산 등서 ‘마이너스 갭투자’도 등장
최근 전세가율 상승세는 매매가격보다 전셋값의 상승 속도가 더 빨라서다. 지난 7월 말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 물량의 급격한 감소로 수급난이 발생, 전셋값이 무섭게 치솟았다.
전셋값의 가파른 상승으로 매매가격과의 격차가 줄면서 이른바 ‘갭투자’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서울에서도 매매가격과 전셋값 격차가 1억~2억원 수준의 지역이 나오고, 경기 일부 지역은 전셋값이 집값보다 비싼 경우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 ‘탄현2단지삼익’ 전용 59㎡는 지난 8일 2억1500만원(17층)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이 물건은 지난 11월25일 2억500만원에 손바뀜한 곳이다. 전셋값이 매매가격보다 1000만원 더 비싸 자기 자본금을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집을 살 수 있는 셈이다. 탄현동 등 일산서구 일대는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같거나, 가격 차이가 1000만원 미만인 단지가 최근 3개월간 16곳에 달했다.
갭투자가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부동산 시장에 불안 요인을 더했다. 갭투자는 임대차 시장에 전세 물량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지만, 전셋값이 비쌀수록 자기자본이 덜 들어 시세보다 비싼 경향이 있다. 최근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이 증가했지만, 전셋값 안정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갭투자 전세 물량은 시세보다 비싸 오히려 수요자가 월세나 다른 선택을 하기도 한다”면서 “결국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시세보다 저렴한 물건이 나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