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사진=국토교통부 제공
공유주택 입주자와 ‘구의역 김 군’에 막말을 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사퇴 촉구가 이어지자, 21일 여당 의원들이 일정 부분 수용하면서도 사퇴에는 선을 그었다. 일부에선 ‘훌륭하다’는 평까지 등장했다.
앞서 변 후보자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재직 시절 공유주택 입주자를 ‘못사는 사람’이라고 지칭하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희생자를 향해 “걔만 조금만 신경 썼으면 될 일”이라고 말하는 등 각종 폄훼 발언을 했다. 이에 야당에서 연일 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본인이 사과의 말씀을 했다”며 “인사청문회 때 그것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를 충분히 더 얘기를 들어봐야 되는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지난 2016년 6월 30일 건설안전사업본부 부장회의 회의록.
이원욱 의원도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전체 맥락을 좀 봐 주셨으면 좋겠다”며 “말이라고 하는 게 전체 맥락은 다 잘해도 예를 하나 딱 잘못 들으면 그것이 다인 양 실제는 반대 얘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식의 논란을 빚는 경우가 종종 있지 않는가. 전체 맥락을 좀 봐야 된다”고 변 후보자를 엄호했다.
이 의원은 또 “여태까지 변 후보자가 보여 왔던 주거 문제에 대한 도시 재생에 대한 것들에 대한 그 의지, 철학을 본다면 굉장히 훌륭한 후보자라고 생각이 된다”며 변 후보자를 추켜세웠다.
다만 박성민 최고위원은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굉장히 부적절한 발언이고 어떠한 해명이 있더라도 사실 무마는 잘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공직자로서 국민을 위해서 봉사하는 분의 이전 인식에 대해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고 후보자의 자질과도 연관 지어 생각해볼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진정 국민을 위해 공직자로서 일하고자 한다면 유가족과 국민들이 납득하실 수 있을 때까지 진심 어린 사과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박홍배 최고위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사회구조적 문제로 인한 중대재해 사망사건을 고인 개인의 탓으로 인식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변 후보자는 김 군의 동료들과 유가족을 찾아뵙고 진심 어린 사과부터 하는 것이 도리”라고 사과를 촉구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