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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11년만에 다시 법정관리 신청…배경은?

입력 | 2020-12-21 16:59:00

SUV시장 경쟁심화·디젤기피·코로나19까지 악재겹쳐
15분기 연속적자에 매각도 쉽지않아…상장폐지 우려도




쌍용자동차가 11년만에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월 기업회생을 신청한 지 11년여만이다.

쌍용차는 21일 이사회를 열어 법정관리 신청을 결의하고,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개시 신청서와 함께 회사재산보전처분 신청서, 포괄적금지명령 신청서, 회생절차개시 여부 보류결정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지난 15일 경영상황 악화로 약 600억원 규모의 해외금융기관 대출원리금을 연체했다. JP모건 약 200억2000만원, BNP파리바 100억1000만원,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300억3000만원 등이다.

또 21일 산업은행으로부터 빌린 900억원 대출금의 만기를 맞았다. 우리은행으로부터 빌린 150억원 대출 만기도 이달 돌아온다.

쌍용차는 “해당 (외국계) 금융기관과의 만기연장을 협의해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등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를 상환할 경우 사업운영에 막대한 차질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돼 불가피하게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쌍용차는 “당분간 대출원리금 등의 상환부담에서 벗어나 회생절차개시 보류기간 동안 채권자, 대주주 등과 이해관계 조정에 합의하고, 현재 진행 중에 있는 투자자와의 협상도 마무리해 조기에 법원에 회생절차 취하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쌍용차는 2016년 4분기 이후 15분기 연속 적자를 내며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 이 기간 쌍용차의 누적 영업손실은 6000억원을 넘어섰다.

국내 자동차업계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경쟁 심화와 내연기관차 시대 종식 등 미래차 시대 가속화 등이 쌍용차의 위기를 앞당겼다.

최근 몇년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는 쌍용차의 유력차종인 SUV가 인기를 끌며 경쟁모델이 쏟아져 나왔다. SUV 경쟁이 치열해지며 쌍용차의 우위가 사라지고, 수익성도 악화했다.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가솔린, 전기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도 디젤 중심이던 쌍용차에는 악재가 됐다. 최근 출시된 올 뉴 렉스턴이 뛰어난 커넥티드 기능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지만, 쌍용차 경영난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올해 1∼11월 쌍용차의 완성차 판매량은 9만682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8% 줄었다.

대주주 마힌드라의 경영악화도 쌍용차에 악영향을 미쳤다.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는 지난 1월 2022년 쌍용차 흑자전환계획을 산업은행에 제출하고 2300억원 규모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4월 이 계획을 철회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도 내 사업이 극도로 위축되며 쌍용차에 대한 투자를 거부한 것이다. 6월에는 쌍용차의 지배권을 포기하고 새 투자자를 모색하겠다고 밝혔고, 8월에는 새 투자자가 나오면 대주주 지위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쌍용차가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은 대주주 마힌드라가 쌍용차에 대한 새로운 투자자를 찾는 것이다.

마힌드라는 쌍용차 매각을 위해 중국 전기차업체 BYD와 체리차가 지분을 보유한 미국 스타트업 HAAH오토모티브 홀딩스와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전기차업체 BYD와 베트남 빈그룹 등도 인수 후보군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자동차, 특히 내연기관차업계의 업황이 부진한 상태라 협상이 쉽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는 올해 3분기 연속 세 차례 연속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4분기까지 감사 의견 거절이 나오면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