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가 강경화 장관의 대북전단금지법 관련 미국 CNN 인터뷰를 홍보하면서 앵커의 발언을 잘못 번역해 논란이 됐다. 대북전단에 대한 북한의 과잉 대응을 비판한 발언을 대북전단금지법에 동조한 것처럼 오역해 소개한 것.
16일(현지 시간) CNN 간판 앵커인 크리스티안 아만푸어는 강 장관에게 “대북전단은 한국 소식을 북한에 전달하는 수단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국회가 금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었다. 질문을 받은 강 장관은 “군사적으로 아주 민감한 지역에서는 무엇 하나라도 더 큰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2014년 북한이 대북 전단 풍선을 향해 고사포를 발사하고 우리 군이 응사하면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사례를 언급했다. 이에 아만푸어 앵커는 “풍선에 대공포(고사포) 사격이라니 균형이 크게 어긋나긴 한다(way out of proportion to react). 그래도 여전히 그곳은 DMZ(비무장지대)니까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교부는 공식 유튜브에 이를 “말씀을 들으니 대북전단 살포나 북측의 발포 문제에 대응하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다”고 번역해 자막을 제공했다. 앵커가 대북전단금지법 처리를 옹호한 것과 같은 뉘앙스로 번역해 소개한 것. 이에 대해 외교부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실수다”며 “곧바로 번역을 바로잡았다. 의도적인 왜곡으로는 해석하지 말아달라”고 해명했다.
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