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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국립도서관서약 120년 전 英빅토리아 여왕 때 초콜릿 발견

입력 | 2020-12-21 18:21:00

남아공 보어전쟁 때 군인들에 여왕이 선물한 것
종군기자이던 '밴조' 패터슨이 기념품으로 보관한 듯
보존 상태 좋아 지금 먹어도 좋을 것처럼 보여




호주 국립도서관에서 약 120년 전 보어 전쟁(1899∼1902년) 당시의,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초콜릿 상자 중 하나를 찾아냈다고 호주 ABC 방송이 21일 보도했다.

기념품으로 만들어진 이 초콜릿 상자는 호주 시인 앤드루 ‘밴조’ 패터슨의 사유지에서 나온 개인서류 보관함에서 발견됐다.

놀랍게도, 초콜릿은 100년 이상 지났는데도 상하지 않고 여전히 먹어도 좋은 것처럼 보였다.

초콜릿 6조각이 들어 있는 상자는 은박지와 오래 된 짚으로 포장돼 있었다.

도서관 직원들은 ‘밴조’가 자신의 시와 일기, 신문 기사 등을 보관한 개인 보관함 속에 초콜릿을 담아 두었들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초콜릿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도서관 관리인 제니퍼 토드는 “상자 포장을 풀었을 때 꽤 흥미로운 냄새가 났다”고 말했다.

‘밴조’가 왜 초콜릿을 먹지 않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초콜릿 상자에는 ‘남아공, 1900년’이라는 글과 함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빅토리아 여왕’이라는 글이 적혀 있어 빅토리아 여왕이 보어전쟁에 참전한 부대에 새해 선물로 보낸 것으로 보인다.

이 초콜릿이 군인들을 위한 선물로 제작된 것이었다 해도 1899년 12월 캐나다 군인 C 잭슨 일병이 쓴 편지를 보면 이 초콜릿은 당시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나는 방금 영국 여왕이 남아공 군인들에게 지급하는 초콜릿 한 상자를 구했는데 장교들이나 많은 사람들이 기념을 위해 이를 구하려 한다”며 “5파운드에 초콜릿을 팔라는 제안을 받았고, 케이프에서는 10파운드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밴조’ 패터슨은 1899년 10월 시드니 모닝 헤럴드와 더 에이지의 종군기자로 남아공에 파견됐고, 거의 1년 뒤 호주로 돌아왔다. 패터슨은 남아공에서 구한 초콜릿 상자를 기념품으로 보존하기 위해 호주로 가져온 것으로 추측된다.

당시 빅토리아 여왕은 남아공의 군대를 위해 당초 코코아 제조를 주문했다가 나중에 초콜릿으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