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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 폭행’ 논란 이용구 “국민-피해자께 죄송…경찰이 시시비비 가릴것”

입력 | 2020-12-21 21:03:00


“개인적인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송구합니다. 택시 운전자 분께도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지난달 음주 상태에서 택시 기사의 멱살을 잡아 물의를 일으킨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21일 공개 사과했다. 이 차관은 이날 오후 6시 35분경 법무부를 통해 “제 사안은 경찰에서 검토를 하여 시시비비가 가려질 것으로 생각한다. 공직자가 된 만큼 앞으로 더욱 신중하게 처신하도록 하겠다”는 입장문을 밝혔다.

이 차관을 입건하지 않고 내사 종결 처리해 ‘부실 수사’ 의혹을 받고 있는 경찰은 뒤늦게 판례 분석을 하며 대응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지방경찰청 내 법조계 출신과 현직 변호사, 이 사건을 실무적으로 취급한 간부를 중심으로 판례를 정밀하게 다시 한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유사한 사건에서) 택시가 운행 중이 아니라고 보고 단순 폭행죄를 적용한 판례도 있고, 다시 운행이 예상되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보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을 적용한 판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검이 2013년 4월 발간한 ‘교통사범 수사실무’ 내용도 논란이 되고 있다. 수사실무에 따르면 차량이 목적지에 도달했으나 승객이 자고 있어 깨우는 경우에는 운행목적이 달성되어 운전 의사가 종료되었으므로 ‘운행 중’에 해당하지 않는다. 2015년 6월 개정된 특가법에 따르면 승하차 등을 위해 일시 정차한 경우를 포함해 운전 중인 운전자를 폭행한 사람은 형법상 단순 폭행보다 가중 처벌된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수사 실무는 책자가 나왔을 당시의 법에 대한 해석”이라며 “그 이후 법이 바뀌었다면 바뀐 법이나 판례에 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수사실무 내용은 2015년 특가법 개정 내용을 반영한 것이 아니어서 이 차관의 사례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앞서 이 차관이 지난달 6일 밤 서울 서초구 아파트 자택 앞에서 택시 기사의 멱살을 잡았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서울 서초파출소 소속 경찰 관계자는 이 차관을 현행범으로 체포되지 않고 파출소로 임의 동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차관이 인적 사항을 제출하고 수사에 협조할 의사를 밝혀 자진귀가 후 출석시켜도 될 것으로 보고 기록만 관할서로 넘겼다”고 했다. 택시 기사는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이 차관은 경찰의 출석 통보 문자 메시지에 아무 답변도 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며칠 뒤 처벌 불원서를 제출해 더 수사할 실익이 없어서 이 차관의 조사 없이 내사 종결했다”고 설명했다.


위은지 기자wizi@donga.com
강승현 기자byhu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