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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풀기’ 저격당한 ‘설민석의 세계사’ 측, ‘일부오류’ 인정

입력 | 2020-12-21 23:09:00

제작진 "진심으로 사과…VOD서 자막·CG 보강"




고고학자로부터 사실관계에 오류가 많다는 지적을 받은 케이블채널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제작진이 일부 오류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제작진은 21일 오후 홈페이지 게시판에 “먼저 방대한 고대사의 자료를 리서치하는 과정에서 일부 오류가 있었던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방대한 이야기의 세계사를 다루다 보니 한 편 당 평균 총 4~5시간 녹화를 하고 있다”면서 “방송시간 85분에 맞춰 시청자분들께 몰입도 있는 이야기를 선사하기 위해 압축 편집하다보니 긴 역사 강연의 내용을 모두 담기 어려워 역사적인 부분은 큰 맥락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생략된 부분이 있었지만 “맥락상 개연성에 큰 지장이 없다고 판단해 결과물을 송출했다”는 해명이다. 하지만 “이에 불편하셨을 모든 분들께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제작진은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자문단을 더 늘리고 다양한 분야의 자문위원님들의 의견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면서 “또한, 향후 VOD 등에서는 일부 자막과 CG 등을 보강해 이해에 혼선이 없도록 할 예정”이라고 약속했다. “앞으로 더욱 세심한 자료 수집과 편집 과정 등을 통해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도록 더욱 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고고학자인 곽민수 한국 이집트학 연구소장은 전날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이집트 편을 공개 저격했다.

지난 19일 방송에 대해 “사실관계 자체가 틀린 게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언급하기가 힘들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그는 클레오파트라 시대의 배경이 된 장소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과 관련된 내용, 카이사르가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를 발언한 때와 맥락 등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에서 소개한 많은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곽 소장은 “‘역사적 사실’과 풍문을 함께 이야기하는 것은 역사 이야기를 할 때 관심을 끌기에 분명히 좋은 전략이지만 하고자 하는 것이 그냥 ‘구라 풀기’가 아니라 ‘역사 이야기’라면 그 두 가지를 분명하게 구분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자신이 자문한 내용은 잘 반영이 안 돼있는 것 같다면서 “그냥 보지 마시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온택트 스토리텔링 세계사를 표방하는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는 세계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순간부터처음 만나는 의외의 사실들을 설민석의 강의와 퀴즈로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12일 1회에서는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를 다뤘고 클레오파트라가 2회째였다.

온라인에서 한국사를 강의하며 유명해진 설민석은 MBC TV ‘선을 넘는 녀석들 리턴즈’ 등에 출연하며 유려한 언변과 해박한 역사 지식으로 인기를 얻었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직접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음은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제작진 입장 전문
먼저 방대한 고대사의 자료를 리서치하는 과정에서 일부 오류가 있었던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 프로그램은 방대한 이야기의 세계사를 다루다 보니 한 편당 평균 총 4~5시간 녹화를 하고 있습니다. 방송시간 85분에 맞춰 시청자분들께 몰입도 있는 이야기를 선사하기 위해 압축 편집하다 보니 긴 역사 강연의 내용을 모두 담기 어려워 역사적인 부분은 큰 맥락에 따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생략된 부분이 있었지만 제작진은 맥락상 개연성에 큰 지장이 없다고 판단해 결과물을 송출했습니다. 이에 불편하셨을 모든 분들께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제작진은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자문단을 더 늘리고 다양한 분야의 자문위원님들의 의견을 겸허히 수용하겠습니다.

또한, 향후 VOD 등에서는 일부 자막과 CG 등을 보강하여 이해에 혼선이 없도록 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더욱 세심한 자료 수집과 편집 과정 등을 통해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도록 더욱 주의하겠습니다.

프로그램을 사랑해주시는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