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기 연속 적자에 유동성 위기 산은, 마힌드라 뒷짐에 만기연장 난색 회사측 ‘자율 구조조정’ 함께 신청… 석달안에 새 투자자 찾아야할 처지 정부, 협력업체엔 만기연장 등 지원
쌍용차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쌍용차 관계자는 “해당 금융기관과 만기 연장을 협의해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채무를 상환할 경우 사업 운영에 막대한 차질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돼 불가피하게 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이날 KDB산업은행과 우리은행으로부터 빌린 900억 원과 150억 원의 상환 만기일이었으나 갚지 못했다. 쌍용차는 앞서 15일 만기가 돌아온 JP모건 등 외국계 은행 차입금 600억 원도 상환하지 못해 채권단과 협상 중이었다. 하지만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쌍용차의 외국계 은행 차입금 연체와 관련해 “미상환 채무를 책임지겠다”고 공시하고도 추가적인 조치를 내놓지 않자 산은도 대출 연장에 난색을 보였다.
스스로 회생이 불가능한 쌍용차는 마힌드라가 추진 중인 미국 스타트업 HAAH오토모티브 홀딩스와의 매각 협상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쌍용차가 이날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와 함께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동시에 신청한 것도 매각 협상을 위한 시간 벌기로 보고 있다. ARS 프로그램은 법원이 채권자들의 의사를 확인한 후 법정관리 개시를 최대 3개월까지 연기해주는 제도다. 이 기간 동안 모든 채무가 동결된 상태에서 추가 투자자를 찾겠다는 것이다.
한편, 정부 관계 부처와 산은은 쌍용차 협력업체에 대해서는 경영상 애로를 해소하기 위한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산은·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등의 정책금융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한편 대출 만기 연장 등을 통해 협력업체의 자금 애로 상황을 최대한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또 협력업체 지원반을 가동해 부품업계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협력업체를 일대일로 지원하기로 했다.
쌍용차 주가는 이날 전날보다 19.24% 급락한 2770원에 거래를 마쳤다.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쌍용차 주식은 거래가 정지된다.
김도형 dodo@donga.com·장윤정·유원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