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 선별 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2020.12.21/뉴스1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폭증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21일 정부와 서울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당분간 추가 상향하지 않겠다는 뜻을 또 다시 밝혔다.
확진자가 가장 많은 수도권에 23일부터 3단계 기준보다 강력한 조치인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행정명령을 내리고 연말연시 방역 강화 대책을 별도로 발표해 3단계 격상까지 가는 상황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926명이다. 최근 일주일 평균 일일 확진자는 989명이다. 거리두기 3단계 충족 기준인 전국 주 평균 확진자 800~1000명은 6일째 충족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거리두기 단계 조정은 치밀하게 준비하되 마지막 카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확진자 수가 많이 늘어났으니까 지금보다 강화된 거리두기 단계가 필요하다는 기계적 주장은 별로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도 21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경제와 일상이 멈추는 3단계 상향이란 최후의 보루에 이르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며 3단계 상향은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위한 수단이 아니라 막아야 할 상황이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확진자가 가장 많은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 등 수도권은 이날 오후 각각 긴급 브리핑을 열어 23일 0시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5인 이상 사적모임을 금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동창회, 동호회, 야유회, 직장회식은 물론 계모임과 집들이, 돌잔치 등 친목모임도 일체 금지된다.
5인 이상의 모임을 금지하는 것은 거리두기 3단계 때의 기준인 10인 이상보다 강력한 조치다. 3단계를 적용할시 경제활동이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에 시민들의 사적모임부터 제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3단계가 현행 거리두기 최고 단계인데다 정부가 ‘최후의 카드’라는 발언을 수차례 했기에 어떻게든 이를 피하고자 마련한 대책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는 거리두기 단계와 무관하게 실무회의를 거쳐 22일 핀셋 방역강화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크리스마스를 포함한 연말연시를 맞아 여행시설 방역을 강화하고 요양시설의 코로나19 검사를 강제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 역시 기존 3단계 대책에는 없는 내용이다.
정부가 3단계 이상의 카드를 동원해 3단계 만은 막아야 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할 때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은 이날도 이어졌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의료현장이 받쳐줄 것으로 정부당국은 생각하는 것 같은데 현장에 있는 입장에서는 지금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의 한 전문의도 “수도권의 모임을 제한하면 각 지방으로 몰려가서 활동하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며 “3단계 격상에 따른 경제적 타격이 예상되는 점은 인정하지만 지난 1월 문재인 대통령이 ‘선제조치들을 과하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강력하고 발 빠르게 시행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는 너무 맞지 않는다”라고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