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잡 선정 10대 키워드...코로나19, K-팝 BTS, 미스터트롯, OTT, TIKTOK, 뉴트로, 라이브커머스, 비대면 채용, 넷플릭스, 테스형 등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가 어려움을 겪은 한 해였다.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외부 요인으로 인해 어느 해보다 변화가 컸으며, 특히 직접 대면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전달해야 하는 방송계, 문화공연계, 영화계 등은 가장 힘든 한 해를 보내야 했다.
그렇다면 올해 미디어 업계의 핵심 키워드는 무엇이었는지, 2021년도 미디어업계 새로운 성장 가능성과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 키워드는 무엇인지, 방송미디어 전문구인구직 플랫폼 ‘미디어잡’, ‘디자이너잡’을 운영하는 (주)MJ피플(대표 이규희)에서 언론방송인들의 행동 패턴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10대 키워드를 선정했다.
1. 코로나19 -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뉴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소속 아티스트들과 팬들이 사용할 수 있는 멤버십 커뮤니티 서비스 플랫폼인 ‘위버스(WEVERSE)’를 이미 출시했고, SM엔터테인먼트도 팬플랫폼 ‘리슨(lysn)’을 통해 팬이 구독한 가수에게 개인 메시지를 받아보고 답장보내는 것도 가능한 유료서비스 ‘디어유 버블’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온라인 공연이 오프라인의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하는데 한계가 있지만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실시간 화상채팅 기술, 무대를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주는 멀티스크린 등 첨단 IT 기술을 활용한 무대연출을 통해 에스엠엔터테인먼트가 네이버 브이라이브와 제휴를 맺고 비대면 유료 콘서트 ‘Beyond LIVE’를 개최해서 비대면 콘서트의 새 장을 열었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올 6월에 전세계 동시에 라이브된 BTS의 온라인콘서트에는 최대 동시 접속자가 80여 만명에 가까웠을 정도로 대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2. 트로트열풍 - 미스터트롯, 미스트롯
바야흐로 올해는 트로트의 해였다. 정통 트로트가 현재 트렌드와 만나 구수하면서도 세련된 멋을 내기 시작했고, ‘팬덤’ 또한 형성됐다. 이를 이끈 ‘내일은 미스터트롯’을 비롯해 ‘트로트퀸’ ‘보이스트롯’ ‘트롯신이 떴다’ 등 트로트를 주제로 하는 프로그램들은 올드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중년과 젊은 세대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재미로 승부했다. 실력과 쇼맨십을 겸비한 출연자들이 트로트와 댄스, 발라드, 라틴, 뮤지컬, EDM 등을 결합해 음악의 경계를 넘나들며 화려한 무대 매너를 선보이기도 했고,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트로트 전성시대를 맞이했다. K트로트의 열풍을 이끈 최대 공신은 김호중, 임영웅, 영탁, 송가인, 홍자, 이찬원, 장민호, 김희재 등 신예 트로트 스타들이다. 이들의 현재 팬카페 회원 수는 적게는 1만여 명에서 많게는 5만5000여명에 이르며,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배출된 스타들은 예능계와 광고계를 휩쓸며 주가를 올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람들에 대한 접촉이 꺼려지고 대면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현실이지만, 업무상 인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방송, 미디어 업계에서 인재 채용은 필수이다. 미디어관련 공공기관이나 기업의 구인구직과 일자리창출 프로젝트시 ZOOM을 통한 화상 프리젠테이션과 비대면 면접이 보편화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 같은 경우 취업 멘토와 멘티들이 서로 대면하지 않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비대면 소통과 댓글로 수정해 주었고, 실시간 화상시스템을 통해 장소와 상관없이 취업 컨설팅을 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미디어 업계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업종에서도 비대면 PT, 비대면 면접, 비대면 서류심사 등이 더욱 확산될 것이다. 결국 온라인 플랫폼이 다양화되고, 통신기술과 인터넷 속도의 획기적인 발전으로 업무효율과 상호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시대에 맞춰 미디어 업계는 “비대면 그리고 접촉 (Untact AND Connect)”하는 혁신적인 채용 트렌드가 더욱 보편화되고 있다.
4. 더욱 거세진 뉴트로 열풍
복고(Retro)를 새롭게(New) 즐기는 ‘뉴트로’(Newtro) 열풍으로 SBS K팝 클래식, KBS 어게인 가요톱10 등 옛날 음악 방송을 다시 볼 수 있는 방송사들의 유튜브 채널이 ‘온라인 탑골공원’으로 불리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JTBC 예능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3’는 태사자와 양준일, 이소은, 애즈원 등 1990년대를 풍미한 추억의 가수들을 재조명해 방송가 뉴트로 열풍을 이어 갔다.
품질보다 콘셉트가 핵심이 되는 세계에서 이제는 나를 둘러싼 하나의 캐릭터만 있지 않다. 상황에 따라 개인은 삶의 방식을 세분화시킨 ‘부캐릭터’(부캐)가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개그맨 유재석은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를 통해 수많은 부캐를 탄생시키고 있다. 캐릭터 스토리를 펼쳐 놓으면 그야말로 MC유의 세계관 ‘MCU(마블시네마틱 유니버스/MC유니버스)’다. 영재드러머 ‘유고스타’, 트로트 가수 ‘유산슬’, 라면 요리사 ‘유라섹’ 외에도 ‘유르페우스’, ‘지미유’ 등 매주 프로그램 주제나 진행 방향에 따라 새로운 부캐가 등장한다. 특히 올해는 부캐로 구성된 그룹 ‘싹쓰리’(유두래곤, 린다G, 비룡)와 ‘환불원정대’(만옥, 천옥, 은비, 실비)가 가요계를 휩쓸었다. 그밖에도 둘째 이모 ‘김다비’, ‘카피추’, ‘캡사이신’ 등 부캐들이 여러 영역을 오가며 화제의 인물이 되기도 했다.
‘집콕’이 이어지면서 OTT 시장의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고강도 거리 두기가 이어질수록 OTT 이용도 늘고 있다. 제일기획이 지난 4~8월 실시한 모바일 이용시간 조사(15~59세 수도권 거주 500명)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평일 기준 모바일 이용량은 206분이었는데, 확산세가 거셌던 4월에는 316분으로 급증할 만큼 OTT 플랫폼들을 많이 이용했다.
넷플릭스의 엄청난 약진에 자극받은 국내 업체들은 제휴를 통해 CJ ENM과 JTBC가 만든 [티빙], 지상파TV와 SKT가 만든 [웨이브], 네이버의 네이버TV, 카카오의 카카오TV, 프로그램스의 왓챠 등의 서비스를 만들고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넷플릭스 가입자수(330만명)가 웨이브(294만)를 올해 역전하면서 SK텔레콤이 ‘웨이브’와 ‘티빙’의 합병을 제안하기도 했다.
영화계 역시 올해는 극장 대신 OTT 개봉을 선택하고 있고, 국내 드라마, 예능 등의 콘텐츠들도 OTT를 통해 전 세계 안방에서 스트리밍되고 있다. OTT 업체에서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 역시 큰 인기를 얻으며, 본격 콘텐츠 전쟁의 서막을 열었던 한 해이기도 했다.
6. K-POP, 세계의 중심 BTS
1960년대 최고의 그룹 영국 ‘비틀즈’ 넘어선 대한민국의 ‘방탄소년단(BTS)’이 연일 기록을 세우고 있다. 지난 8월, 영어 싱글 ‘Dynamite’가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에 오른데 이어, 11월30일 새 미니앨범 ‘BE’의 타이틀곡 ‘Life Goes On’이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이번 ‘Life Goes On’의 경우 대부분의 가사가 한국어로, 한국어 가사의 곡이 1위에 오른 것은 빌보드 역사상 최초라고 한다.
BTS는 앞서 2021 그래미어워드 ‘베스트 Pop Duo/Group Performance’(팝 듀오/그룹 퍼포먼스)부문 후보로 올랐다는 소식이 들려왔는데, 미국 대중음악계의 최고 권위 있는 시상식에서 BTS의 수상 여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21 그래미어워드는 내년 1월에 개최될 예정이다.
7. 비대면 라이브 커머스의 약진
라이브커머스는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과 채팅 등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방송으로서, 특히 올해 언택트 구매 현상이 두드러졌다. 국내에는 네이버의 ‘쇼핑라이브’, 카카오의 ‘톡딜라이브’, CJ올리브영의 ‘올라이브’, 롯데백화점의 ‘100라이브’등이 있는데, 라이브 커머스의 가장 큰 특징은 상호소통으로서, 생방송 중에 이용자들은 진행자와 다른 구매자들과 소통을 할 수 있고, 상품에 대한 텍스트 정보를 실시간으로 동시에 보여준다. 라이브커머스는 모바일 실시간 소통에 특화된 ‘MZ세대’를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는데,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8. 숏폼 콘텐츠 틱톡(TIKTOK)
15초~1분 내외의 짧은 비디오, 숏폼(Short-form) 형식의 콘텐츠가 MZ세대를 중심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짧은 시간내 흥미로운 재미를 주는 스낵컬처를 선호하는 요즘, 자주 쓰이고 파급력 높은 플랫폼은 단연 틱톡이었다. 틱톡은 ‘숏확행’(짧아서 확실한 행복) 슬로건을 외치며 전세계에 짧고 흥미로운 영상들을 공유시켰다. 특히 올해 초 가수 지코가 틱톡을 통해 48초 분량의 ‘아무노래’ 관련 영상은 8억 뷰를 돌파했는데 짧지만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안무와 노래 영상으로 ‘챌린지문화’ 유행에 편승했다. 이러한 ‘밈’(meme, 유행 요소를 응용해 만든 사진, 동영상) 현상은 세계가 주목하는 트렌드 키워드로, 유튜브와 같은 글로벌 동영상 사이트 역시 숏폼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가수 비의 노래 ‘깡’이 대표적인 예로, 깡은 발표된 지 2년 만인 올해 밈으로 역주행 붐이 일었던 바 있다. 또 최근 tvN은 나영석 PD와 함께 5분짜리 숏폼 예능을 선보이고 있다. 방송 이후 유튜브에서 풀버전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TV는 물론, 유튜브 채널을 오가며 숏폼 콘텐츠의 확장 등 다양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9. 유튜브 B급 영상의 인기
올해는 특히 유튜브 B급 영상을 제공하는 채널등이나 콘텐츠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지루하고 재미없는 것을 싫어하는 ‘MZ세대’들이 트렌드를 주도했다. MZ세대들은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으며, 재미있는 B급 콘텐츠의 소비자이면서 동시에 유튜브 크리에이터 등 제작자로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오랜기간 동안 인기를 끌고 있는 펭수를 비롯해서, 워크맨, 와썹맨, 채널바나나 등의 이용자들이 많이 늘었다.
올해 2020 광고상을 휩쓴 한국관광공사의 B급 감성을 활용한 유튜브 광고가 국내외 유저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았다. 기존의 CF광고처럼 세련된 연출, 스토리, 영상으로 구성된 것이 아닌, 갑자기 무용수들이 지나가는 행인들을 신경쓰지 않고 군무를 추면서 장소를 옮겨다니며, 그곳이 어딘가 하는 궁금증을 유발하는 재미있는 코드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코로나19로 지치고 힘든 2030세대들의 삶의 대한 보상 심리로서의 재미 추구 현상은 2021년 소축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10. 1인 미디어의 힘 테스형 나훈아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지친 국민들을 위로한 것은 백신, 치료제보다도 ‘문화계’가 더 빨랐다. 나훈아가 지난 9월, 비대면 공연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를 통해 15년 만에 TV방송으로 돌아왔다. 트레이드 마크인 흰색 민소매 티셔츠와 청바지는 여전했고, 포스 넘치는 무대 매너, 화려한 CG가 더해져 그야말로 ‘역대급’이었다는 평이었다. 특히 공연 말미 “지금부터 저는 세월의 모가지를 비틀어서 끌고 갈 겁니다. 여러분도 저와 같은 마음이 되어 주셔야 합니다”는 나훈아의 말 한마디에서 2020년은 환불이 안되어도 힘든 현실로부터 맞설 힘을 얻기에 충분했다. 이만큼 1명의 유능하고 개성있는 콘텐츠 제작자나 엔터테이너는 국내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많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소통과 공감의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아듀 2020, 미디어잡 10대 키워드 기사를 기획한 정용희 상무는 “코로나19로 모든 산업계가 힘든 상황에서도 방송,통신,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제휴하여 비대면 사업모델을 과감히 도입하고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을 통해, 다른 산업에서도 잘 응용하고 협력하여 다가오는 2021년 소축년은 올해보다는 더 나아지리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