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난청 신생아 1000명 중 1명 선천성 난청… 소리 자극 없으면 청각피질 퇴화 발달 시기 맞춰 수술 서둘러야… 보청기와 달리 수술 후 평생 사용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문일준 교수가 소아청소년 난청의 증상와 인공와우에 대한 치료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작동 원리가 다르다. 보청기는 소리를 증폭시켜 크게 들려준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때 소리를 귀 신경으로 전달하는 달팽이관의 기능을 활용한다. 그런데 달팽이관이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청력이 아주 나쁜 경우엔 인공와우를 활용해야 한다. 인공와우는 내부장치와 외부장치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부장치(임플란트)는 수술로 달팽이관에다가 삽입을 하는 것이고, 외부장치(어음처리기)는 외부 귀에다가 걸치거나 붙이는 형태다. 달팽이관에 삽입된 내부 장치가 청신경을 자극하여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한다.”
―인공와우 수술은 언제 하는 게 좋은가?
―선천성 난청 비율이 얼마나 되나.
“1000명 중 1명 정도 고심도 난청을 가지고 태어나 인공와우 수술의 대상이 된다. 신생아 출생이 대략 1년에 30만 명이라고 보면, 1년에 300명의 아이들이 인공와우 수술의 적응증이 될 만큼 높은 수치다. 게다가 요새 이어폰을 많이 사용하면서 청소년 난청도 심해지고 있는 추세이며, 고령화로 노인성 난청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인공와우 수술은 양쪽 귀에 다 해야 하나?
“양쪽으로 들어야 입체감을 느껴 소리의 방향성도 알 수 있고, 시끄러운 환경에서 상대방의 목소리를 집중해서 들을 수 있다. 한쪽에 청력이 비교적 남아 있다면 한쪽은 보청기, 한쪽은 인공와우로 재활이 가능하지만, 양쪽 모두 나쁠 경우에는 양쪽에 인공와우를 해야 한다. 다행히 19세까지는 양쪽 인공와우에 건강보험 적용이 된다.”
“남아있는 청력에 따라 효과의 차이가 다르다. 한쪽 잔존 청력이 많이 있다면 한쪽은 보청기, 한쪽은 인공와우를 착용하는 바이모달(Bimodal)의 형태로 갈 수 있다. 다만 연구를 진행한 바로는, 소음 속에서 양쪽 인공와우를 했을 때 효과가 훨씬 더 좋은 것을 확인했다. 언어 발달이 필요한 어린 아이들에게는 양쪽 인공와우 수술을 권장하고 있다.”
―양쪽 인공와우 수술을 하면 수술에 대한 부담이나 비용 부담이 없을까.
“양쪽을 할 경우 수술시간이 2배가 걸리는 게 아니라 1, 2시간만 더하면 된다. 오히려 각각 하는 것보다 수술 및 마취 시간이 짧게 걸리고, 한 번만 입원해서 모든 걸 다 끝내기 때문에 병원비도 적게 든다. 소아의 경우 보험 적용을 받았을 시 200만∼300만 원이다. 보청기도 고가인 상품들은 200만∼300만원인데, 보청기는 몇 년에 한 번씩 교체를 해 줘야 하는 반면, 인공와우는 한 번 수술하면 내부장치의 경우 평생 사용할 수 있고, 외부장치는 잘 관리하면 15∼20년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즉 장기적으로 비용 부담은 비교적 크지 않다. 하지만 비용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양쪽 수술을 하면 균형 있는 청력이 발달되고, 나중에 언어 발달 정도나 여러 가지 수행력이 훨씬 더 좋아지게 되므로 추후 이점이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양쪽 인공와우 수술을 한다면 순차적 양쪽 귀 수술과 동시에 양쪽 귀 수술 중 어떤 게 좋을까.
“환자의 상황별로 다르다. 양쪽 잔존 청력이 별로 없어서 청력이 매우 나쁘면 동시 수술이 권장되고, 한쪽이 그나마 청력이 남아 있다면 보청기로 재활하다가 추후 더 이상 재활이 안 된다고 판단했을 때 인공와우로 순차적인 수술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