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에 ‘홈술’ 인구도 늘어 알코올 성분, ‘남성호르몬’ 생산에 악영향 성기능 떨어뜨리고 피로-우울감 등 유발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홈술’로 인한 가계 주류 소비도 증가했다. 하지만 40세 이상 남성이 과도한 음주를 하면 남성갱년기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동아일보DB
실제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얼마나 술을 마시고 있을까. 2018년 발표된 보건복지부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남성은 거의 모든 연령대에서 매주 소주 4∼5병에 해당하는 과도한 알코올(평균 231.0g)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의 알코올 섭취량(평균 107.1g)을 상회하는 것으로 연령·집단별 고위험 음주율은 40∼49세 남성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그런데 과도한 음주는 특히 40세 이상의 남성들에게 남성갱년기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술의 알코올 성분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생산에 악영향을 미쳐 테스토스테론 혈중 농도를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또 술을 마시면 전반적으로 식욕을 자극하고 음식 섭취를 늘려 체내 지방의 축적을 증가시킨다.
김수웅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30대 후반부터 테스토스테론이 매년 1%씩 감소하는 것을 고려했을 때 40대 이상 남성의 지나친 음주는 남성갱년기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며 “하지만 남성갱년기를 증상만으로 진단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우선 자가진단 설문지를 이용해 남성갱년기가 의심된다면 전문의의 진찰을 통해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확인해 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남성갱년기의 치료 방법은 주사, 피부에 붙이는 패치, 바르는 겔, 먹는 약 등 종류가 다양하다. 특히 장기간 지속형 주사제는 1년에 4∼5회가량 맞으면 체내에 축적되지 않고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성적, 육체적, 정신적 부분에서 남성의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남성갱년기는 남성호르몬 보충 요법을 통해 충분히 개선이 가능하다”며 “환자의 상황에 따라 적절한 치료제를 선택하면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