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때 입양 돼 ‘노예 살이’한 여성, 40년 만에 극적 구조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약 40년 동안 남의 집에서 노예처럼 일하던 여성이 극적으로 구조됐다.

21일(현지시간) 가디언지에 따르면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46세의 여성 A 씨는 지난 11월 브라질 남동부 파투스지미나스에 위치한 아파트의 작은 방에서 발견됐다. 그는 38년간 단 하루도 쉬지 못한 채 무급 노동에 시달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가난했던 A 씨의 부모는 약 40년 전, 당시 8살이었던 딸을 어느 한 대학교수 B 씨에게 팔아넘겼다. B 교수 가족은 A 씨의 모든 권리를 박탈한 채 가정부로 일하게 했다. 심지어 A 씨에게 나이 많은 친척과 결혼하도록 강요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B 교수 가족의 이웃이 ‘돈이 없으니 음식과 위생 용품을 사다 달라’고 부탁하는 A 씨의 메모를 받은 뒤 이를 이상히 여겨 당국에 고발하면서 밝혀졌다.

B 교수가 노동을 강제한 혐의로 기소돼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8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B 교수와 그의 가족은 변호사를 통해 “죄책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학 측은 해당 교수에 정직 처분을 내리고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피해 여성 A 씨는 현재 쉼터에서 보호를 받으며 브라질 최저임금의 7배에 달하는 8000헤알(약 173만원)의 연금을 받고 있다. 최근 신용카드 사용법을 배울 정도로 사회에 적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 전문 검사는 피해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기 위해 B 교수 가족과 합의 중이다.

지난 6월 브라질에서는 22년간 열악한 환경에서 노예처럼 살아온 60대 여성이 구조돼 현지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게다가 피해 여성을 학대한 일가족 중 한 명이 유명 화장품 기업의 고위 간부라는 사실이 알려져 더욱 논란이 일었다.

브라질 근로 감독관은 “피해자들이 자신을 ‘현대판 노예’로 생각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검사들도 노예제도를 확인하기 위해 작업장을 방문할 수는 있지만, 먼저 판사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피해자들이 학대받았다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며 단속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실제로 브라질에서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노예제도와 유사한 환경에서 발견된 3513명의 노동자 중 21명만이 강제 노역을 인정받았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