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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삼성전자·카카오, AI 협력 나선다…‘코로나 극복’ 목표

입력 | 2020-12-22 17:16:00

국내 대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SK텔레콤·삼성전자·카카오가 ‘인공지능(AI) 어벤져스’를 결성한다. © 뉴스1


‘서울 을지로입구역 주변 확진자 발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공 재난정보가 뜨자 인공지능(AI)은 당장 빅데이터 분석에 돌입한다. ‘역 주변 유동인구 시간당 약 800명. 이중 20%가 서울 역삼역 부근으로 이동’ 등의 추가 데이터를 알아낸다. 을지로입구역 주변은 ‘위험도 A지역’, 역삼역은 ‘위험도 B지역’으로 각각 지정한다. 이용자의 주변과 향후 이동경로의 위험도를 예측해 개인 맞춤형 경고를 제공한다. 을지로로 출퇴근하는 사람에겐 자차 이용을 권유하고, 역삼동 영화관을 예약한 사람에겐 거리두기를 조언한다.

SK텔레콤, 삼성전자, 카카오라는 한국의 대표 정보기술(IT) 기업 3사가 인공지능(AI) 서비스 개발에 나선다. 첫 목표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AI 기술이다. 국내 이동통신, 스마트 디바이스, 메신저 플랫폼 등 각 영역의 기술혁신을 주도한 1위 사업자들이 AI ‘초(超)협력’에 나선 것이다.

3사는 공공이익에 기여하고 AI 생태계 확장을 위한 ‘AI 공동연구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기술 융합과 공동개발을 위한 ‘AI 연구개발(R&D) 협의체를 구성했다고 22일 밝혔다. 협의체에는 각 사 최고기술경영자(CTO) 또는 AI 전문 임원이 참여해 서비스 공동 개발을 진행한다. 향후 국내외 여타 사업자를 참여시켜 ’글로벌 AI 얼라이언스(동맹)‘ 수준으로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들은 첫 번째 목표를 코로나19 조기 극복과 공공이익을 위한 AI 개발로 삼았다. 내년 상반기(1~6월) 공개 예정인 첫 협력 작품도 ’팬데믹 극복 AI‘ 서비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평상시 이동경로, 스마트폰 등에 기록된 일정, 항공권 숙박 같은 예약정보 등을 활용하면 이용자의 미래 예측 정보까지 제공할 수 있다. 태풍, 폭우 등 재난 재해 상황에도 응용될 수 있다. 팬데믹 극복 AI는 ’백엔드 AI 플랫폼‘으로 개발된다. 핵심 기능과 기술을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형태로 개발자·연구기관·기업 등 공공에 개방하고 앱과 서비스 개발을 지원하는 형태다. 이 AI는 3사가 함께 운영하게 될 별도의 사이트를 통해 내년 상반기에 공개한다.

세 회사의 AI 협력은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영역, 삼성전자는 스마트 디바이스, 카카오는 메시전 플랫폼 영역에서 수년간 AI 기술을 고도화했다. 여기에 SK텔레콤이 보유한 T맵 등 유동인구 빅데이터, 삼성전자와 카카오가 보유한 소비 패턴(페이) 빅데이터 등이 결합한다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차별화된 AI 서비스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환자 발생 재난문자 수준과는 차원이 다른 정밀한 위험도 분석 정보, 향후 예측 정보까지 제공될 것”이라며 “3사의 기술 공개 후 정부나 지자체의 요청이 있으면 무료로 개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