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싱가포르도 접종 시작하는데…文 “백신생산국 먼저 불가피”라니

입력 | 2020-12-22 17:21: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 속 유럽연합(EU)이 ‘유일한 희망’ 백신의 조건부 판매를 최종 승인하면서 미국, 영국 등에 이어 독일, 프랑스, 불가리아 등 회원국들도 속속 백신 접종이 시작될 전망이다.

여기에 싱가포르도 아시아 최초로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을 공급받은 나라가 됐다.

하지만 세계적인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는 한국의 백신 공급 시기는 빨라야 내년 2~3월로 예상된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백신생산국에서 먼저 접종이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불가피한 일”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국민의 백신에 대한 불안을 잠재울 만한 수준은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정부 등에 따르면 앞서 미국, 영국, 캐나다 등에서 백신 접종이 개시된 후 올해 안에 30국 이상에서 화이자-모더나 등 백신을 접종할 예정이다.

이날 EU 산하 기구인 유럽의약품청(EMA)은 당초 29일까지 화이자 백신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각국의 요청에 따라 일정을 1주일 이상 앞당겼다.

이에 따라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의 첫 접종은 오는 27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영국, EU 산하국뿐 아니라 카타르,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국까지 동참했다.

특히 아직 백신 접종 날짜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카타르, 내년 2월 말로 예상한 일본을 제치고 싱가포르가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물량을 확보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고령자, 기저질환자 등 코로나19 고위험군에게 연내 접종을 시작으로 내년 3분기까지 전국민을 대상으로 백신을 접종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싱가포르는 코로나19 발병 초기부터 외국인 출입국을 엄격히 제한하면서 한국과 함께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던 국가다.

하지만 지난 3월 말 이른 일상으로의 복귀를 선언한 뒤 유치원과 국제학교, 외국인 노동자 기숙사 등에서 잇따라 집단감염이 일어나면서 결국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제하는 봉쇄정책으로 선회했다.

8월 이후 코로나19가 잦아들었지만, 싱가포르 정부는 백신 확보에 열을 올리면서 화이자와 모더나는 물론 중국의 백신까지 선구매에 나서며 8000억원가량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날 직접 나서 “요즘 백신 때문에 걱정들이 많은데 그동안 백신을 생산한 나라에서 많은 재정지원과 행정지원을 해서 백신을 개발했기 때문에 그쪽 나라에서 먼저 접종되는 것은 어찌보면 불가피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도 특별히 늦지 않게 접종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구체적인 시기나 회사, 현재 진행 중인 계약 체결 등에 대한 정확한 언급이 없어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기엔 부족하다는 평이 나온다.

실제 싱가포르를 선두로 뉴질랜드 등은 백신 개발국가가 아님에도 이미 백신을 확보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이미 정치권에선 ‘K방역의 실패’를 언급하면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방역당국은 백신에 대해 부작용으로 인한 임상시험 중단사태 등을 고려해 국민 건강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보수적으로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확실히 그리고 제때 들어온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 그러나 우려는 여전한 게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화이자가 아닌 아스트라제네카(1000만명분)의 백신이 첫 접종이 될 것으로 보이고, 다른 백신은 2분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스트라제네카를 제외한 화이자(1000만명분), 얀센(400만명분), 모더나(1000만명분) 등은 본계약 체결을 하지 못한 상태로 아직 공급 시기가 잡히지 못한 상태다.

손영래 중대본 전략기획반장은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시기와 관련 “우리나라 사람들에 대한 백신 안정성과 외국에서의 승인 과정, 사용사례를 종합 판단하면서 최대한 신속하게 안정성을 확인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