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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방역수칙 어긴 스태프에 분노한 톰 크루즈

입력 | 2020-12-23 03:00:00


‘루돌프는 빨간 코 때문에 체온 측정에 걸려 못 나오고, 산타 할아버지는 2주간 자가 격리 처분을 받아 못 온다’는 우스갯소리가 돌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크리스마스와 연말 분위기는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할리우드 톱스타인 톰 크루즈(사진)의 욕설 관련 보도가 눈길을 끕니다. 그는 6편의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서 과감한 액션 연기를 선보인 배우입니다. 현재는 배우 겸 제작자로서 7편 촬영에 몰입 중입니다.

“다시는 이런 모습 보고 싶지 않아. 한 번만 더 그러면 당신들은 해고야.” 톰 크루즈가 최근 영국에서 영화 ‘미션 임파서블 7’을 촬영하던 중 제작진에게 불같이 화를 내며 내뱉은 말입니다. 일부 제작진이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어기고 모니터 앞에 가까이 붙어 앉아 있는 것을 보고 화를 참지 못한 겁니다. 다소 심한 욕설도 포함돼서 화제입니다.

과한 대응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그의 격한 반응 속에 영화 산업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그는 “우리는 지금 영화 제작을 위해 수천 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있어. 하지만 방역 수칙을 어기면 일자리를 잃어버릴 수 있단 말이야. 코로나19로 인해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에게 사과해”라고 소리쳤습니다.

그는 방역 실천을 위해 사재를 들여 유람선을 빌릴 정도로 완벽을 추구했습니다. 올 10월 제작진 12명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돼 촬영이 지연된 데다 영화 개봉도 내년 11월로 연기된 상황에서 톰 크루즈는 극도로 예민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스태프 5명은 제작 현장을 떠났습니다. 이 소식에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이해가 된다’는 글이 많았습니다.

일본에서는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코로나19에 어설프게 대처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스가 총리는 5명 이상 회식을 금지한 정부 방침을 어기고 여러 명이 모이는 망년회에 수차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정부가 ‘코로나19와의 승부가 걸린 3주’로 규정한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6일 사이에 스가 총리가 회식을 한 날은 13일에 달한다고 합니다. 스가 총리에 대한 지지율이 40%대로 떨어지면서 조기 낙마설까지 나올 정도로 일본 내 여론이 따갑습니다.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습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지인들과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모여 앉아 와인 잔을 들고 건배하는 모습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습니다. 정부가 모임 자제를 요청하던 바로 그날입니다. 쏟아지는 비판에 당사자의 해명과 사과가 이어졌고 당은 엄중 경고를 했지만 때늦은 일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는 17∼23일 서울에서 개인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하루 1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과 맞물려 시선이 곱지 않습니다.

‘많은 것을 받은 사람은 더 많은 책무가 요구된다.’ 존 F 케네디가 1961년 미국 대통령 취임 연설에서 한 말입니다. 사회 지도층의 솔선수범과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위기일수록 빛을 발합니다. 1950년 12월 23일, 밀고 들어오는 중공군을 피해 ‘흥남 철수 작전’이 종료된 날입니다. 20만 명의 목숨을 건진 성탄 직전의 기적입니다. 성탄절을 앞둔 지금,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의 절정에서 또다시 성탄의 기적을 꿈꿔 봅니다.

박인호 용인한국외대부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