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유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레트로-뉴트로 바람이 브랜드나 문화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영화 ‘더 프리즌’ 등의 생생한 교도소 장면은 전남 장흥에 흉물로 남아 있던 국유재산인 옛 장흥교도소를 활용해 촬영했다. 방치돼 있던 경기 수원의 옛 서울대 농대 실험목장 부지는 지난해 시민농장으로 바뀌어 시민들이 텃밭을 가꾸며 가족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가는 지역 명소가 됐다. 스타트업이나 소셜벤처기업에 창업 공간과 성장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나라키움 청년창업허브, 정부 출연 연구기관들에 안정적인 연구 환경을 뒷받침하는 세종국책연구단지 등도 오래돼 쓸모없어 보이던 국유재산들에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더해져 활용되고 있는 사례다.
국유재산은 전 국토의 약 25%(2만5350km²)를 차지하며 그 가치가 485조 원에 이른다. 효율적인 국유재산 관리와 활용은 국가 재정을 건강하게 만드는 중요한 축이다. 경제 활력 제고와 공익가치 실현에 기여하는 것도 여기서 시작된다. 동시에 잘 관리되고 있는 국유재산은 국민들의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든다. 실제로 국유재산 활용을 통해 연간 1조 원 이상이 국고에 납입되고 있다. 올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국유재산 사용자들의 임대료 감면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국유재산은 위기에 처한 국민들에게 힘을 보태주는 버팀목이 된다.
낡고 오래된 것에 대한 향수와 추억이 젊은 세대의 감성과 어우러지면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대를 형성한다. 공원, 학교, 주민센터 등 우리 주변의 오래된 국유재산도 새롭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통해 더 많은 국민에게 혜택을 주고 가치를 더하는 ‘뉴트로 국유재산’으로 한 단계 도약하기를 기대한다.
문성유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