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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만점자 역대 두번째로 적어… ‘수학 가’형도 다소 어려웠다

입력 | 2020-12-23 03:00:00

2021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 문-이과 모두 국어가 정시 최대변수
‘수학 가’형 표준점수 3점 올라가… 영어 1등급 비율 12.66% ‘최고’
현장선 “코로나 학력격차 확인”… 전영역 만점 재학생 3-졸업생 3명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영어의 1등급 비율이 12.66%로 집계됐다.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이래 최고치다. 국어가 변수가 된 가운데 수학은 ‘가’형과 ‘나’형 모두 만점자 비율이 지난해보다 늘었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수능이 최상위권에게는 어렵지 않은 반면 중위권에게는 어려워 격차가 벌어졌다고 분석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2일 발표한 2021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에 따르면 국어와 수학 ‘가’형은 지난해보다 다소 어렵고, 수학 ‘나’형은 쉬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정상적인 교육 활동이 어려웠던 점을 고려해 출제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채점 결과 예년에 비해 초고난도 문항은 줄어든 반면 중고난도 문항들이 까다로워지면서 상위권과 중위권 간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 국어가 정시 변별력 가를 듯

올해 수능에서는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을 막론하고 국어가 변별력을 가르는 핵심이다. 국어는 만점자 비율이 0.04%로 지난해(0.16%)의 4분의 1로 떨어졌다. 이는 현 선택형 수능 체제가 도입된 2005학년도 이래 가장 어려웠던 2019학년도 국어 만점자 비율(0.03%)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수치다. 만점자가 받는 표준점수 최고점 역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144점이다. 지난해보다 4점이나 상승했다. 평가원 측은 이날 “초고난도 문항은 없었는데, 중고난도 문항을 예전보다 조금 더 어렵게 내서 학생들이 어려움을 느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수학은 만점자 비율이 지난해보다 모두 증가했다. ‘가’형은 0.58%→0.70%, ‘나’형은 0.21%→0.53%로 상승했다. 수학 ‘가’형 표준점수 최고점은 지난해보다 3점 올라 137점, ‘나’형은 12점 하락해 137점이 됐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학 ‘가’형의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은 쉬워졌는데 준킬러 문항이 늘면서 만점자 수가 늘고 표준점수 최고점도 올라갔다”고 분석했다.

○ 코로나 학력 격차 영향은

영어는 1등급 비율이 12.66%로 절대평가 도입 이래 가장 높았다. 지난해 수능(7.43%)과 비교해도 크게 올랐다. 반면 2등급은 16.25%→16.48%, 3등급은 21.88%→19.74%로 아주 소폭 오르거나 줄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절대평가에서 상위권과 중위권의 학력 격차가 확실하게 드러난 것”이라며 “올해 수능 전 영역에서 준킬러 문항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해당 문항에서 변별력이 발생하는 중위권에게 특히 어려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평가원은 “(코로나19로) 중위권이 줄어드는 특이점은 없었다”고 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학력 격차가 수능 체감 난이도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충남의 한 고교 국어교사는 “가정에서 원격수업을 하는 약 3개월 동안 학습 공백이 생긴 학생들이 있다”고 전했다.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 누적되면서 자기주도학습 습관을 갖고 있는 상위권과 나머지 학생들 간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것이다.

상위권의 경우 졸업생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수능은 응시인원(42만1034명)은 역대 최저인데 졸업생 비율(29.9%)은 현 수능 체제 도입 이래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응시인원이 적어진 만큼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자가 줄어 수시모집에서 최종합격하지 못한 인원이 정시로 넘어가는 폭이 커질 수 있다. 수험생은 정시 원서접수 전 최종 모집인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한편 평가원이 밝힌 전 영역 만점자는 재학생 3명, 졸업생 3명으로 최근 4년 사이 가장 적었다. 평가원이 만점자 수를 처음 밝힌 2018학년도에는 15명, 2019학년도 9명, 2020학년도 15명이었다.

최예나 yena@donga.com·김수연·이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