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직-요식업 종사자 적발 늘어 상반기 적발금액-인원 역대 최대
중국음식점에서 배달을 하던 20대 초반 김모 씨는 올해 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백화점 택배 아르바이트 구인 광고를 봤다. 김 씨가 일하던 중국집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자 생활비라도 벌겠다는 심산으로 지원했다. 그런데 근무 첫날 고용주 차를 타고 택배 수령 장소로 이동하는 도중 사고가 발생했다. 고용주는 병원에 입원한 김 씨에게 김 씨 앞으로 나오는 보험금을 나누자고 했다. 돈이 급했던 김 씨는 고용주 말대로 보험금 300만 원을 받아 절반씩 나눴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사기였다. 고용주가 보험금을 노리고 고의로 사고를 냈던 것이다. 보험금을 수령한 김 씨도 졸지에 보험사기꾼이 돼 형사처벌을 받게 됐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보험사기 적발 금액과 인원은 각각 4526억 원과 4만7417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9.5%(391억5900만 원), 10.0%(4323명) 늘었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 침체로 인한 생계형 사기가 크게 늘었다. 상반기 보험사기로 적발된 사람 중 무직 또는 일용직 종사자는 495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9%(921명) 증가했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요식업 종사자의 보험사기 적발 인원은 1979명으로 137%(1144명) 늘었다. 보험사기는 통상 보험업 종사자나 회사원의 가담 비율이 높다.
금감원은 고의로 사고를 내는 행위뿐만 아니라 소액이라도 사고 내용을 조작해 보험금을 청구하면 보험사기에 해당한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연령대에 비해 금융지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20대 이하는 특히 보험사기의 유혹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