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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원정출산 의혹’ 계속되자 출생증명서도 추가 공개

입력 | 2020-12-23 09:27:00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23일 서울대병원장의 소견서를 공개했음에도 원정출산 의혹이 계속되자 출생증명서와 출입국증명서를 추가로 공개했다.

원정출산 의혹을 해소하려면 소견서 말고 출생증명서를 공개해야 한다는 일부 여당 지지자들의 요구에 대한 대응이다.

나 전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원정출산 의혹과 관련 “저의 당시 임신부터 출산 기간까지의 출입국증명서와 어제 오후 직접 서울대학병원을 찾아 발급받은 출생증명서를 공개한다”면서 두 장의 사진을 올렸다.

나 전 의원이 올린 증명서를 보면 나 전 의원은 1997년 1월 1일부터 1998년 12월 31일까지 출입국기록이 없다고 적혀있다. 출생 장소는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101 서울대학교병원으로 돼 있다.


나 전 의원은 21일 페이스북 계정에 아들의 군 입대 사실을 알리며 서울대병원이 지난해 9월 발급한 것으로 표기된 소견서를 공개했다. 원정출산 의혹에 대한 해명으로 보였다.

그러나 일각에선 법적 효력이 있는 출생증명서 대신 소견서를 공개한 배경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한명석 부산 동아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출산을 증명할려면 출생증명서를 올리면 되지, 참 특이한 소견서”라고 했다.

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도 페이스북을 통해 “입원, 졸업, 재직, 퇴직 등 특정 시점의 구체적인 현상에 대해서는 ‘증명서’라는 명칭의 문서로 내용을 증명한다”며 “‘의견서(소견서)’로는 그 안에 기재돼 있는 내용을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하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뭘 보여줘도 못 믿겠다 할 게 뻔해…이 사람들의 고질병”
일부 여당 지지자들의 원정출산 의혹에 대해 나 전 의원은 “백신 확보와 같은 문제에 대한 고민의 시간도 모자란 때, 이런 황당한 음모론에 일일이 대응해야 하는 현실에 한숨만 나올 뿐”이라며 “작년 조국 사태가 불거지면서 저들은 물타기용 허위 의혹이 필요했다. 그래서 특정세력이 조직적으로, 제가 미국 LA의 산후 조리원에서 원정출산을 했다는 루머를 퍼트리고 확대 재생산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알아보니 그 조리원이 문을 연 시점이, 제가 아들을 출산한 시점보다 한참 뒤였기에 솔직히 이런 루머 따위는 대응할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저의 기대가 너무 컸던 것 같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조차 논평까지 내가며 원정출산 의혹 제기에 가세하더라”며 “이것이 바로 민주당의 수준이자 실체”라고 비판했다.

나 전 의원은 “황당하고 기가 막혔지만, 그래도 어쨌든 관련 서류는 필요할 것 같아 비서관에게 출생을 증명할만한 서류를 발급 받아오라고 했다. 여차저차해서 비서관이 2019년 9월 당시 받아온 서류가, 바로 제가 21일에 올린 소견서”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대병원장 직인이 찍혀 있다. 소견서를 작성한 담당의사의 면허번호, 성명이 모두 적혀있다”며 “제가 출산을 위해 입퇴원한 날짜, 아들의 출생 당시 몸무게, 임신주수와 분만 방법까지 상세히 적혀 있다. 도대체 이 문서까지 못 믿으면 세상에 뭘 믿고 살아갈 수 있을까”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못 믿겠다고 한다. 사실 뭘 보여줘도 못 믿겠다고 할 게 뻔하다. 그게 이 사람들의 고질병”이라며 “제 프라이버시까지 공개해가면서 이렇게 대응해야 하는지 저도 고민이 깊어진다. 터무니없는 음모론을 제기할 때마다 일일이 입증해줘야 하는 것인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또 나 전 의원은 “문제는 극소수가 퍼트리는 음모론을 대단한 뉴스거리인 양 보도하고, 불필요한 논란을 제조하는 것”이라며 “작년에 제가 광복절을 맞아 충칭 임시정부를 찾은 적이 있다. 그런데 제가 방명록에 ‘대일민국’으로 적었다는 정말 헛웃음이 나오는 루머가 또 퍼지더라. 또 그게 기사화되고, 커뮤니티에 퍼 날라지고.. 이런 무차별적인 음모론과 허위 사실 유포가 우리 대한민국을 병들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상대편을 어떻게든 무너뜨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극단적인 세력들이 국민을 분열시키고 불신을 부추긴다”며 “상식이 통하는 대한민국 되기를 마음 깊이 소망한다. 제발 이런 잘못된 행동들을 멈춰주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