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SBS 연예대상’ 방송 화면 캡처 ©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방송국만큼은 여전히 방역대상의 예외인 모양새다.
23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수도권에서 결혼식과 장례식을 제외한 5인 이상 사적 모임 전면 금지된다. 다만 관련 법령상 방송·영화 등의 제작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수준으로 허용된다.
이에 방송가에서는 연말 시상식을 연일 홍보하는 모양새다. 문제는 그간 방송국이 마스크 의무화 예외 상황임을 내세우며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이로 인해 연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사전녹화를 진행해 방역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던 KBS는 가요대축제에 앞서 레드카펫 생중계를 진행해 빈축을 샀다. 특히 이날은 한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접촉자로 확인된 타 그룹도 줄줄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녹화에 참여하는 일도 있었다.
SBS는 출연자들에게 자신의 얼굴이 인쇄된 마스크를 착용토록 하고 막대기를 이용해 상패를 전달하는 식으로 연예대상을 진행해, 현 코로나 시국을 희화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마스크를 하긴 했지만 수상자들이 마스크를 벗고 한 마이크에 대고 수상소감을 말해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스태프와 연예인이 연일 확진되는 시끄러운 상황에 시상식을 가는 건 위험구역에 뛰어드는 일 아니냐”, “연예인들은 마스크도 못쓰고 코로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니 걱정된다”, “올 한해 각 방송사에서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랜선 청중은 잘만 모아놓고 왜 연예인은 랜선으로 모으질 않느냐” 등의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한 청원인은 아예 “국민들에게만 연말연시를 조용히 보내라고 하지 말고 공적인 단체활동도 하지를 말아달라”고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다른 청원인도 “지금이 연말을 즐길 상황은 아니다. 연말 행사 취소가 필요하다”고 청원했다.
민언련은 이어 “세계의 권위 있는 시상식들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앞다퉈 시상식을 간소화하거나 온라인으로 대체하고 있는데 유독 한국 방송사만 감염병 확산의 위험을 안고 시상식을 강행한다”며 “정부에게만 과감한 결단을 촉구할 게 아니라 이제라도 방송사의 위험한 연말 시상식은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 가운데서도 광고수익이 걸린 시상식 생중계 방송을 포기할 방송사는 현재까지 없어 보인다는 지적이다. 방송국 SNS 계정에선 티저 영상과 함께 시청자 참여를 독려하는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