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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웅, ‘독직폭행 혐의’ 부인…증인으로 한동훈 부른다

입력 | 2020-12-23 11:53:00

한동훈 검사장 상해 입힌 혐의로 기소
秋, 대검에 감찰지시…"기소 강행의혹"
2차공판준비기일…정진웅 출석은 안해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을 독직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정진웅(52·29기) 광주지검 차장검사 측이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한 검사장을 이 사건 증인으로 채택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양철한)는 23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된 정 차장검사의 2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에 앞서 향후 심리 계획 등을 정리하는 절차로, 피고인의 법정 출석 의무는 없다. 이에 따라 정 차장검사는 이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달 첫 공판준비기일에 혐의 및 국민참여재판에 대한 의견을 들으려 했으나 정 차장검사 측이 의견을 밝히지 않자 한 번 더 준비기일을 잡았다.

이날 정 차장검사 측은 “피고인은 한 검사장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에 따라 직무를 수행한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공소장 기재 일시와 장소에서 폭행을 해 상해에 이르게 했다는 공소사실은 부인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독직폭행은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자)을 대상으로 하는데 한 검사장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 직무는 인신구속 직무와는 관련없다”며 “독직폭행은 고문 등 가혹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조항으로, 피고인은 한 검사장에 대해 고문을 가하거나 가혹행위를 했다는 사실이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만약 피고인의 행위가 형식적으로 구성요건에 해당하더라도 이는 법률상 압수수색 영장 집행 등에 해당하기 때문에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며 국민참여재판 여부에 대해서도 “신청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검찰은 한 검사장과 그에게 상해진단을 내린 의사까지 총 5명의 증인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 쪽에서도 이견이 없는 것 같아 증인들을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내년 1월20일 오전 11시에 정식 1회 공판기일을 열고 증인신문 없이 모두절차만 진행하기로 했다.

정 차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시절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진행하다 한 검사장을 폭행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독직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독직폭행이란 수사기관이 직권을 남용해 사람을 체포하거나 폭행 등 가혹한 행위를 하는 것을 뜻한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지난 7월29일 법무연수원 용인분원 사무실에서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카드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정 차장검사는 소파에 앉아 있던 한 검사장의 팔과 어깨 등을 잡고 소파 아래로 밀어 누르는 등 폭행을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 사건 관련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지난달 5일 대검찰청 감찰부에 정 차장검사의 기소 과정 등에 문제가 없었는지 감찰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법무부는 “최근 서울고검 감찰부의 채널A 사건 정 차장검사에 대한 독직폭행 혐의 기소 과정에서 주임검사를 배제하고 윗선에서 기소를 강행했다는 의혹이 언론에 보도됐다”며 감찰 지시 배경을 설명했다.

반면 대검은 기소 이후에도 정 차장검사에 대한 인사 조치가 없자, 최근 법무부에 정식 공문을 보내 정 차장검사에 대한 직무배제를 요청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