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자부 한국전력의 라이트 박철우(35)는 22일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V리그 최초로 6000득점 신기록을 세웠다. 2세트 11-15 상황에서 오픈 공격으로 이날 10번째 득점을 하며 6000득점을 채웠다.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남녀부 통틀어 아무도 이르지 못한 기록이다. 남자부 2위 현대캐피탈 문성민(4500득점)과 1500점 차이가 난다. 22일 현재 여자부 최다득점 기록은 현대건설 양효진의 5722점.
그러나 박철우는 웃지 못했다. 이날 팀이 0-3 완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경기 전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이 “도약을 위한 교두보”라고 말했을 정도로 팀에겐 중요한 경기였다. 실제로 5위 한국전력이 이날 승점 3점을 추가하면 4위가 돼 상위권 추격에 불을 붙일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전력은 이날 패배로 2연패에 빠졌다.
팀의 취약점을 고스란히 드러난 경기였기에 1패 이상의 아쉬움이 남았다. 라이트 포지션의 외국인 선수 러셀(27)을 리시브 부담이 있는 레프트 자리에 기용하고 있는 한국전력은 이날 13.11%라는 저조한 리시브 효율을 기록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박철우를 빼고 3세트 러셀을 라이트로 돌리기도 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경기 중반에야 불이 붙는 ‘슬로우 스타터’ 기질이 있는 러셀을 위해 한국전력은 경기 전 전담 트레이너까지 붙여 따로 웜업을 시키지만 아직까지 큰 효과가 없다. 센터 신영석(34), 세터 황동일(34) 등 주전 대부분이 30대이다 보니 체력 부담도 고민이다. 최근 외국인 선수 교체 강수를 두며 7연패에서 벗어난 6위 삼성화재와의 다음 경기에서 연패를 끊지 못하면 자칫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