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입구에서 좌우 진행 놓고 우왕좌왕 화물차-승용차 진입 방향 알기쉽게 휴게소에 안내판 세워 혼선 막아야
최근 개통한 밀양-울산고속도로의 울산방향 울주휴게소 주차장 입구. 왼쪽은 트럭과 버스 등 대형차량, 오른쪽은 소형차량이 주차하도록 돼 있으나 휴게소 입구의 안내가 미흡해 혼선이 잦다(원내는 대형 주차장으로 진입한 승합차).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경남 함양∼울산 간 고속도로(14호선) 중 밀양∼울산 구간이 개통하고 일주일 만인 18일 오후. 울주휴게소(울산 방향)에서 만난 한 승합차 운전자는 “입구에서 좌우 어디로 진행해야 할지 헷갈려 한동안 멈춰 있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도 그런 차량이 자주 눈에 띄었다.
이 휴게소 반대편인 함양 방향 울주휴게소도 화물차와 버스 등 대형은 왼쪽, 승용차 등 다른 차량은 오른쪽에 주차하도록 돼있다. 잘못 진입하면 되돌아 나올 수 없다. 그런데도 휴게소 입구 노면에만 진행방향을 안내해 단번에 알아보긴 어려웠다.
이 도로 함양(통영대전선 북함양 분기점)∼울산(부산울산선 울주분기점) 전체 연장은 144.6km다. 이번에 개통한 밀양시 산외면∼울산 울주군 청량면 구간은 45.2km다. 2014년 3월 착공해 6년 6개월 공사를 진행했다. 건설비는 2조1146억 원. 산악이 많은 고지대에 건설돼 터널이 17곳 27km, 교량이 53곳 12km다. 재약산터널은 8km, 신불산터널은 6.5km로 길다.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터널 조명은 밝으면서도 눈이 편안하고 비상설비와 비상구 안내도 잘 돼 있었다. 충분하게 확보된 터널 내 갓길은 되레 초보 운전자들이 주행차로로 잘못 인식하지 않을까 싶었다. 이 때문에 편도 2차로인 주행차로와 갓길을 구분하는 표시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반면 터널 내 안내방송은 알아듣기 힘들었다. ‘출구부직광위험’은 띄어쓰기를 하지 않았고, 그 아래의 ‘오후 17:00∼19:00’는 오후 표기를 안 해야 맞다. 안내 표지판의 ‘서울주’는 ‘서(西)울주’로 한자를 병기하거나 ‘서 울주’로 띄어쓰기를 해야 이해하기 쉽다.
고지대의 교량구간은 바람 영향을 많이 받았다. 단장천 위 배내교는 해발 325m다. 풍속에 따라 감속 운행하도록 안내할 필요가 있다. 이 고속도로는 구배가 완만하고 평탄성도 뛰어나 운전자들에게 쾌적함을 제공한다. 교통량도 많지 않아 시원하게 달릴 수 있다. 도로공사와 경찰은 벌써 구간 및 지점단속 준비를 하고 있다. “막대한 비용으로 빠르고 안전한 고속도로를 건설하고서 장거리 구간단속을 하면 부작용도 적지 않다”는 이용자 비판을 감안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정 차로제 준수를 위한 캠페인을 전개하고, 사고 위험지역에서만 최소한의 지점단속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밀양∼울산 구간 개통으로 운행거리는 국도 24호선의 69.8km에 비해 24.6km가 줄었다. 주행시간은 종전 50분에서 절반 가까이 단축됐다. 이종술 경남도 도로계획 사무관은 “이 구간 개통으로 연간 물류비용만 1600억 원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 창녕∼밀양 구간 28.6km는 2023년, 함양∼창녕 구간 70.8km는 2024년 공사를 마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4년 뒤 10년 대역사가 끝나는 함양∼울산고속도로 총 건설비는 6조3000억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