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희진 산업2부 차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랜선으로 이뤄지는 집들이, 송년회, 각종 모임 등이 소비 지형을 바꿀 정도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22일부터 수도권에서 5인 이상의 모임이 금지되며 다수가 합법적으로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사라졌다. 부담 없이 친한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방법이 랜선 모임밖에 없다 보니 관련 시장은 커지고 있다. 파티 초대장을 만드는 애플리케이션이 인기를 얻고 외식이 어려우니 집 안에서 이뤄지는 홈파티 문화가 대중화되고 있다. 홈파티에 어울리는 와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대형마트에서는 와인이 맥주의 매출을 넘어섰다. 반면 여느 때와 같으면 연말 특수를 누렸을 식당과 술집, 노래방 등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온라인 모임이 익숙해지면서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랜선 송년회를 하는 곳이 하나둘씩 생기고 있다. 시무식과 종무식을 랜선을 통해 준비하는 회사들도 늘고 있고, 긴 시간의 행사를 전문적으로 진행하는 사회자까지 생겼다.
올 초 시작된 코로나 이후 일과 소비, 교육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변화가 휘몰아친 한 해였다. 그래도 연말 송년회를 랜선으로 하거나 아예 못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1년 동안 부대끼면서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술잔을 기울이면서 얘기를 나눌 기회는 앞으로 영영 사라지는 걸까. 모든 것이 ‘뉴노멀’이 되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랜선 모임만큼은 뉴노멀이 되지 않기를, 사람들끼리는 원하면 언제든 마주 앉아 한 해를 되돌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
염희진 산업2부 차장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