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전세계 백신 확보 총력전 美 이미 9억회분 확보… 1억 추가 戰時처럼 제약사에 물자공급 지원… 내년 6월까지 총 4억회분 공급 인도는 내주 아스트라 세계 첫 승인, EU도 화이자 이어 모더나 승인 나서
백신 맞는 한국전쟁 참전용사 22일(현지 시간) 미국 서부 콜로라도주 오로라의 한 재향군인 시설에서 한국전쟁 참전용사 멜빈 미나드 씨(88)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미나드 씨는 앞서 4월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했지만 백신 우선 접종이 필요한 고령층이라는 이유로 이날 주사를 맞았다. 오로라=AP 뉴시스
화이자는 내년 7월까지 미국에 1억 회분의 백신을 추가 공급하되 이 중 7000만 회분 이상을 6월까지 공급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3일 전했다. 전날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당초 미국 정부는 내년 4∼6월 중에 백신 1억 회분 추가 공급을 요청했고, 화이자는 최소 7000만 회분은 공급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는데 양측이 공급량과 시기를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이미 미국은 화이자(1억 회)와 모더나(2억 회),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3억 회), 존슨앤드존슨(1억 회) 등 총 9억 회분 이상의 백신 공급 계약을 맺은 상태다.
미 행정부는 화이자와 추가 공급 계약을 위해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동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DPA는 국가 안보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물품을 미 행정부가 민간기업에 생산을 지시 또는 지원해 우선 조달할 수 있도록 규정한 절차다. 트럼프 행정부는 DPA를 적용해 화이자가 백신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도록 돕기로 한 것이다. 당초 6·25전쟁 지원을 위해 제정된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가 확산한 올 4월에도 이를 발동해 마스크와 인공호흡기 생산량을 끌어올린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미국인들의 백신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DPA를 발동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유럽연합(EU) 역시 21일 화이자 백신을 승인하면서 유럽 국가들이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접종에 나설 계획이다. EU는 원래 화이자 백신의 승인 여부를 다음 주에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앞당겼다. EU는 다음 달 초 모더나 백신의 승인 여부도 결정할 계획이다.
백신 접종 국가는 확대되고 있다. 멕시코는 24일부터, 중동의 오만은 27일부터, 쿠웨이트는 다음 주 중 화이자 백신 접종에 돌입할 예정이다. 또 인도는 이르면 다음 주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을 승인하고 조만간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영국도 25일 이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승인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이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