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2020.07.14. © 뉴스1
동생의 집에 무단으로 침입한 혐의로 기소된 누나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과거 같은 건물에서 사전 승낙없이 서로의 집을 왕래했다면 ‘포괄적 승낙’이 있었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2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박용근 판사는 지난 16일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A씨(60)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 6월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소재의 한 건물 4층에 있는 남동생 B씨(54)의 집에 무단침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집에 들어온 A씨는 처음에는 B씨 아들에게 “아빠 어디 있냐? 죽이겠다”고 소리를 지르다 돌아간 뒤, 두 시간 반 후 재방문해 B씨에게 욕설을 하면서 장롱과 서랍을 뒤진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과거 자주 서로의 집을 드나들며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던 남매가 모친 부양 문제로 사이가 틀어진 이후 상황에 주목했다. 그간 왕래한 적이 없지만 B씨가 “더 이상 내 집을 방문하지 말라”는 의사를 표시한 적은 없었던 것이다.
재판부는 “B씨는 평소 주택 현관문을 잠그지 않고 생활했고 A씨는 평소에도 사전승낙없이 주택에 출입해왔다”며 “주택 출입에 관해 묵시적으로 포괄적 승낙이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B씨가 명시적으로 의사를 표시한 적이 없으므로 ‘포괄적 승낙’을 거두어들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피고인이 남동생의 주택에 들어간 행위가 거주자의 의사에 반한다거나 주거침입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사회 상규에도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