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 우먼 1984’ 스틸
극장가가 전례 없는 최악의 겨울 성수기를 맞이했다. 예년처럼 관객들로 붐벼야 할 크리스마스 극장가이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재확산으로 일일 신규 확진자수가 1000명대로 진입하면서 침체됐던 극장가가 더 얼어붙었다. 한국영화들은 개봉을 또 다시 대거 연기했지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원더 우먼 1984’만이 예정된 개봉을 고수했다. ‘원더 우먼 1984’가 극장가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지난 23일 개봉한 영화 ‘원더 우먼 1984’(감독 패티 젠킨스)는 놀라움으로 가득한 새로운 시대인 1984년을 배경으로 새로운 적과 만난 원더우먼(갤 가돗 분)의 새로운 활약을 그린다. 갤 가돗 외에 크리스 파인, 크리스틴 위그, 페드로 파스칼이 출연한다. 지난 2017년 ‘원더 우먼’을 선보인 패티 젠킨스 감독이 이번에도 ‘원더 우먼 1984’의 연출을 맡아 주인공 다이애나 프린스 역의 갤 가돗과 또 한 번 호흡을 맞췄다.
당초 ‘원더 우먼 1984’는 공유 박보검 주연의 ‘서복’과 류승룡 염정아 주연의 ‘인생은 아름다워’와 대결이 예상됐으나, 코로나19 3차 재확산으로 두 영화가 개봉을 연기하면서 홀로 크리스마스 극장가에 걸리게 됐다. 극장가에 신작이 부재하면서 예매율 1위는 단연 ‘원더 우먼 1984’의 차지였다. ‘원더 우먼 1984’는 개봉 당일인 지난 23일 2185개 스크린에서 5만1215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누적관객수 5만1335명을 기록해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면서 평일 관객수 평균 2만명대였던 극장가에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이 같은 호평 요소에도 ‘원더 우먼 1984’의 어깨가 무겁다. 지난해 동 시기 12월 관객수와 비교하면 코로나19로 인한 극장가의 극심한 타격이 또 한 번 실감된다. 지난해 12월 극장을 찾은 총 관객수는 2246만4620명이며,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약 99만명이,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약 200만명이 각각 극장을 찾아 영화를 관람했다. ‘원더 우먼 1984’로 미약하게나마 활력을 찾았지만 전년 대비 관객수가 급감하면서 코로나19 3차 재확산에 따른 극장가의 장기 침체가 우려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 15일 공개한 ‘코로나19 충격 : 2020년 한국 영화산업 가결산’에 따르면 12월 관객수는 전년 동월 대비 92.7%가 감소한 약 164만 명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는 지난 4월 관객수의 전년 동월 대비 감소율(2020년 최고 감소치)을 지난해 12월 관객수에 적용한 수치다. 특히 영화진흥위원회는 올해 총 관객수를 약 6000만명으로 예상하며 전년 대비 73.7%의 감소율을 전망하기도 했다. 연말 극장가 전망이 안갯속에 갇힌 가운데 ‘원더 우먼 1984’이 혹독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더욱 주목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