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TV콘텐츠 제공 쿠팡플레이 월 2900원 와우멤버십 가입땐 무료 유료 회원제 쇼핑 서비스에 동영상 얹어준 아마존 행보 답습 쇼핑-OTT 모두 윈윈 효과 기대
쿠팡은 24일 OTT ‘쿠팡플레이’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와 아마존프라임 비디오, 왓챠처럼 영화와 국내외 TV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스트리밍해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날 안드로이드용 애플리케이션(앱)을 먼저 선보였고 향후 애플 iOS와 스마트TV, PC 버전을 순차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쿠팡플레이는 쿠팡의 월정액 멤버십 서비스인 ‘와우 멤버십’ 회원으로 가입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2017년 말 시작한 와우 멤버십은 월 2900원에 ‘로켓배송’ 제품을 금액에 상관없이 무료로 배송받고, 30일 이내 무료 반품까지 보장받는 서비스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 ‘로켓프레시’도 이 멤버십을 통해 이용 가능하다. 쿠팡은 회원수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가입자 수는 올해 상반기(1∼6월) 5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의 이 같은 행보는 아마존과 흡사하다. 아마존은 월 회비 12.99달러를 내면 무료 배송 등을 해주는 ‘아마존프라임’ 서비스 가입자는 아마존프라임 비디오 서비스를 추가 비용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쿠팡플레이처럼 유료 회원제 쇼핑 서비스에 비디오를 얹어준 셈이다. 아마존프라임 비디오는 세계 1위 넷플릭스를 턱밑까지 추격할 정도로 성장하면서 아마존의 또 다른 주력 사업으로 부상했다. 쇼핑과 OTT를 하나의 멤버십으로 묶으면서 두 사업 모두 덕을 봤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2016년 아마존프라임 비디오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이유를 묻자 “우리가 골든글로브(미국의 영화, 방송상)를 받으면 신발이 더 팔린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물류, 가격 전략에 이어 플랫폼 확장 전략까지 아마존을 그대로 답습한다”고 말했다. 쿠팡은 실제로 올해 아마존의 물류 대행 서비스 ‘풀필먼트 바이 아마존(FBA)’과 유사한 ‘로켓제휴’ 서비스를 내놓은 데 이어 쿠팡플레이까지 따라 하고 있다.
쿠팡의 궁극적인 목표는 유료 회원 증가를 통한 수익성 개선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7조1530억 원에 영업적자 7205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을 ―10% 수준으로 대폭 개선했다. 그동안 갖춰 온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인건비, 배송비 증가폭을 억제하면서다. 여기에 와우 멤버십 가입자가 늘어나면 100만 명당 약 350억 원의 현금이 판매와 관계없이 추가로 유입된다. 아직 비전펀드 투자자금(2018년 20억 달러)이 남아있을 때 플랫폼 투자로 ‘지속 가능한 수익 기반’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