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의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대형마트에서 3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진되는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확진자들은 모두 인근 공장이나 농장에서 일하는 태국인 근로자로 일부는 불법 체류자로 확인됐다.
천안시는 “천안에 거주하는 태국인 3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24일 밝혔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태국인 A 씨가 23일 확진된 뒤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그는 동남구에 있는 W마트를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트에 방문해 A 씨와 접촉한 것으로 보이는 태국인 91명을 검사했더니 31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천안시 관계자는 “W마트는 세계 각국의 음식 재료를 팔아 외국인들이 애용한다. 마트 2층 휴게 공간에서 주변 공장과 농장 등에서 일하는 태국인 근로자들이 자주 어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감염자 가운데 일부는 불법 체류자로 확인돼 감염 경로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불법 체류자 특성상 이동 경로에 대해 자세히 밝히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는 확진된 태국인 근로자들에 대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카드 사용 내용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처음 확진됐던 11명은 한 분대가 아닌 여러 분대에 나눠 소속돼 있다. 군은 “11명에 대해 다시 한 번 검사를 실시하는 한편 분대 내 밀접접촉자에 대한 추가 검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논산 육군훈련소는 5일과 10일에도 확진자가 나왔다.
서울 강남구의 한 콜센터에서도 직원 15명이 집단 감염됐다. 20일 한 직원이 확진된 뒤 동료 직원 및 접촉자 50여 명에 대해 검사를 진행한 결과 직원 14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시 관계자는 “엘리베이터와 화장실 등 공동사용시설도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했다.
경기도에서는 교육시설 집단 감염이 잇따랐다. 경기 광주에서는 한 특수학교에서 직원 6명과 학생 1명, 가족 5명, 지인 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남양주에 있는 한 어린이집에서는 직원과 원아 등 10명이 확진됐으며, 안양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교사 5명과 학생 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감염 취약시설뿐만 아니라 지인, 가족모임 등 일상생활에서 산발적이고 다발적인 감염이 일어나고 있다”며 “연말연시 모임을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