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도 끊기고 면회도 안 되고 어머니는 ”몸져누우셨어요.“
40대 회사원인 A 씨는 최근 잠도 제대로 못잘 지경이다.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 수감된 아버지 상황을 전혀 알 수가 없기 때문. 지난달 27일 면회를 갔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모든 면회가 취소됐다“는 통보에 발길을 돌렸다. 이후로도 아버지 소식은 전혀 듣지 못하고 있다.
A 씨 가족은 25일 더 충격에 빠졌다. 안 그래도 18일 동부구치소 집단 감염이 터진 뒤 계속 연락을 취할 방법을 찾고 있었는데, 이날 300명 가까운 추가 확진자가 나왔단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A 씨는 ”어머니가 “몸져누워서 ‘확진됐으면 연락이 왔을 것”이라고 위로했지만, 아무 것도 알려주질 않으니 답답해 미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70대 부모가 동부구치소에 있는 B 씨는 최근 하루에도 수십 통씩 동부구치소로 전화를 걸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그의 부모는 나이도 많지만 기저질환까지 있어 더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B 씨는 ”전화 연결도 잘 안 되지만, 겨우 연결돼도 ’확인해드릴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한다“며 ”아무리 죄를 지어 수감 중이라지만 이 정도 확인도 못 해주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동부구치소로서도 함부로 정보를 공개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구치소 관계자는 ”중대한 질병에 걸린 경우 등을 제외하면 개인정보보호 및 관련법에 따라 본인 동의를 얻어야만 가족에게 통보가 가능하다“며 ”수용자들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알릴 수 있는 ’수용자 본인 동의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김태언 기자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