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생리학/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류재화 옮김/216쪽·1만5800원·페이퍼로드
약 300년 전 프랑스에도 이런 표현이 쓰였다. 프랑스 사실주의 문학의 거장 발자크는 공무원을 “살기 위해 봉급이 필요한 자, 쓸데없이 서류를 뒤적이는 것 외에 할 줄 아는 게 없는 자”라고 정의하며 “오전 9시에 출근하지만, 대화하고 토론하고 깃털 펜을 다듬는 일 등을 하다 보면 오후 4시 반이 된다”고 꼬집었다.
‘고리오 영감’ ‘환멸’ 등을 남긴 발자크의 잘 알려지지 않던 르포르타주 문학이다. 적나라한 비판에 억하심정이라도 있나 싶지만 공무원의 존재를 철학적, 역사적으로 분석하며 문제점을 논했다. ‘생리학’이라는 제목은 당대 유행한 일종의 문학 장르로 인물상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