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닉 케이브 ‘Into My Arms’
김학선 대중음악평론가
닉 케이브 역시 국내와 해외의 온도 차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아티스트다. 지금 닉 케이브란 이름을 보고 생소함을 느끼는 이들의 수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호주 출신인 닉 케이브는 자신의 밴드 ‘배드 시즈(나쁜 종자들)’와 함께 해외의 각종 음악 페스티벌 무대에 헤드라이너로 서고 모국에서 훈장도 받을 만큼 위상이 높지만, 한국에선 중형 공연장도 다 채우기 어려울 만큼 인지도가 낮다.
이는 그의 음악 때문이기도 하다. 활동 초기 펑크와 블루스를 기반으로 한 급진적인 음악을 들려줬던 그에겐 늘 ‘광기’란 말이 따라다녔다. 때론 소음처럼 들리기도 하는 그의 음악이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송’ 목록에 오를 일은 없었다. 이런 그도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음악 스타일이 바뀌었다.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탕자처럼 발라드의 비중이 늘었고 낮은 목소리로 무드를 만드는 경우가 많아졌다. 하지만 그 발라드마저 범상치 않아 불혹의 나이에 발표한 앨범 제목은 ‘살인 발라드(Murder Ballads)’였다. 평자들은 그의 발라드에 ‘핏빛 선명한 아름다움’이란 표현을 쓰기도 했다. 쉽게 친해지긴 어려운 발라드였다.
‘Idiot Prayer’는 코로나19로 인해 만들어진 앨범이다. 지난해 17번째 앨범을 발표했던 그는 예정대로라면 올해 월드 투어를 돌아야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모든 활동이 중단되자 그는 피아노와 자신의 목소리만으로 공간을 채우는 선택을 했다. 닉 케이브의 마음을 모두 헤아리긴 어렵겠지만 ‘바보 기도(Idiot Prayer)’라 지은 앨범 제목에서 그 뜻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2017년 사고로 아들을 잃기도 했던 그는 코로나19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과 힘겹게 한 해를 보낸 세상을 위해 노래로 기도한다. ‘Into My Arms’는 그래서 더 절절하게 들린다. 단순한 연가가 아니라 세상 모두를 향한 위로이자 기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