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황운하-최강욱 ‘탄핵’ 제기… 金 “주저할 이유 없어” 사흘째 주장 與지도부 “의견 중 하나” 신중론… 당내 “헌재 기각결정 나올것” 지적 野 “與 탄핵 시도하면 자멸의 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남국·김종민·김용민 의원(왼쪽부터)이 25일 윤석열 검찰총장 관련 긴급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민주당 이낙연 대표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민주당에서 가장 먼저 윤 총장 탄핵을 주장한 김두관 의원은 27일 오후 페이스북에 윤 총장 탄핵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탄핵소추권은 행정부와 사법부를 통제하기 위해 국민이 뽑은 국회에 부여된 통제수단이다. 국가적으로 가장 큰 법익을 침해한 윤 총장에 대한 탄핵을 민주당이 주저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역풍을 걱정하는 분이 많은 것 같다. 단언하지만 역풍론은 패배주의이며 검찰과 대립하지 않겠다는 항복론”이라며 “정치적 후폭풍을 고려해 의사결정을 미루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했다. 25, 26일에 이어 사흘째 윤 총장 탄핵 주장을 이어간 것.
같은 당 황운하 의원도 페이스북에 “국정혼란과 국론분열이 가속화된다면 이를 두고 볼 수만은 없다”며 “그렇다면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회가 탄핵소추를 하고 헌재의 결정을 기다려보는 게 불가피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거들었다.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 출신인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는 27일 페이스북에 검찰을 겨냥해 “스스로 저지른 위법행위는 외면한 채 수사권을 앞세워 어설픈 경거망동을 계속한다면 그 앞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국민의 심판이고 국회의 탄핵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윤 총장 직무배제에 이어 징계 처분 집행정지 재판까지 ‘2연타’를 얻어맞자 당혹감을 넘어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는 여권 내 강경파의 분위기를 보여준다.
민주당 내에는 탄핵론에 대한 민심의 역풍이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김두관 의원이 던진 탄핵 카드가 결국 과거의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 사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추 장관이 치밀하지 못해서 이 사달이 났는데 또 탄핵 운운하는 건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국회 부의장을 지낸 민주당 이석현 전 의원도 26일 페이스북에 “(탄핵론이) 속 시원할 수 있지만, 소추해서 국민여론이 나빠지는 경우의 속앓이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현실적으로 탄핵이 결정될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허영 대변인은 26일 페이스북에 “탄핵은 헌법재판소의 기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도 감정을 컨트롤해야 한다”고 적었다. 국회 탄핵소추안 의결(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와 과반수 찬성)까지는 머릿수로 밀어붙일 수 있다 하더라도 이후 헌재가 탄핵 결정을 내리긴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야권은 윤 총장 탄핵론에 대해 “범여권이 삼권분립을 흔들고 법치 질서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술 취한 망나니가 칼을 휘두르듯이 윤 총장에 대한 탄핵소추를 시도한다면 국민의 분노와 역사적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민주당 정권은 자멸의 길로 바로 빠져 들어가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이성을 잃은 친문(친문재인) 세력의 마지막 발악이 점입가경”이라며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인지 친문 공화국인지 헛갈리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유상범 의원은 윤 총장 탄핵론을 주장한 김두관 의원을 향해 “법원의 판단 내용과 의미를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검토했다면 저런 소리를 못 할 텐데, 무식하니 용감하다 싶다”고 꼬집었다.
박민우 minwoo@donga.com·유성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