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英서 입국한 가족 4명 확진
인천공항 방역 강화 27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자 정부는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오는 입국자에 대한 방역을 강화했다. 인천=뉴스1
○ 이번 주 ‘변이 바이러스’ 여부 결과 나와
경기도에 거주하는 80대 남성 A 씨는 13일 입국 후 자가 격리 중이었다. 26일 오전 10시 45분경 심정지가 발생해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은 응급치료를 진행했지만 환자는 약 40분 만인 오전 11시 27분경 숨을 거뒀다. A 씨는 심장질환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27일에는 가족 3명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고양시에 거주하는 A 씨의 배우자 B 씨, 가족 C 씨 등 2명은 A 씨와 함께 이달 13일 입국했다. 두 명 모두 자가 격리 종료를 앞두고 A 씨 사망 후 밀접접촉자로 분류됐다.
가족 중 D 씨는 영국에서 지난달 8일 먼저 입국했다. 그가 영국에서 들어온 뒤 다른 가족을 만나 감염됐는지 조사가 진행 중이다. D 씨는 자가 격리 기간이 끝났기 때문에 지역사회 내 감염이 일어났을 가능성도 있다. 방역당국은 27일 “A 씨와 가족들의 검체를 수집해 바이러스 유전자 전장검사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러스 유전자 전장검사는 바이러스의 모든 염기서열을 비교, 분석해 변이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다.
국내에 변이 바이러스 유입이 확인될 경우 방역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은 외국보다 백신 접종도 늦다. 접종 전 전파력이 빠른 바이러스가 퍼진다면 동일한 방역체계를 전제로 확진자 수는 현재보다 70% 늘어난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해외 상황을 볼 때 이번 80대 남성 사례가 아니더라도 제3국을 통해 들어왔을 가능성이 있어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며 “백신이 없어 국내 유입을 막는 게 최선이기 때문에 영국에서 입국한 확진자는 모두 전장유전자검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해외 각국서 변이 바이러스 비상
주말 사이 프랑스 독일 스웨덴 스페인 캐나다 등 세계 곳곳에서 영국발 변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추가로 발견되며 전 세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27일 현재까지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을 포함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된 국가는 총 20개국으로 늘었다. 프랑스 보건부는 25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거주하다가 19일 프랑스 중서부 투르로 여행을 온 프랑스 남성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21일 확진 판정을 받은 후 현재 자가격리 중이다. 26일 스웨덴 보건부도 스톡홀름 남쪽의 쇠데르만란드 거주자 1명이 영국으로 크리스마스 여행을 다녀온 후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돼 격리됐다고 밝혔다. 스페인 마드리드주 보건당국도 이날 영국에서 귀국한 4명에게서 변이 바이러스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미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발견됐던 이탈리아에서는 이날 런던에서 나폴리 국제공항으로 귀국한 여행객 6명에게서 추가로 발견됐다. 앞서 이탈리아에서는 북동부 베네토주와 남부 풀리아주에서 각 2명, 중부 아브루초주와 북부 롬바르디아주에서 1명씩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보건부는 26일 토론토 북서쪽 더럼에 거주하는 부부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외국을 다녀온 적이 없어 변이 바이러스의 지역감염 사례로 의심된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전주영 aimhigh@donga.com·김예윤·김소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