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효관 예술위 사무처장-유튜브 ‘첼로댁’ 조윤경 ‘온라인 예술’ 대담
전효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무처장(오른쪽)과 조윤경 첼리스트는 “온라인으로 수월하게 예술을 접하며 소통하고, 오프라인으로 생동감을 맛보면 예술을 즐기는 이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가을 벌판, 청명한 강변에서 첼리스트 조윤경 씨(31)가 연주하는 선율이 흐른다. 아이유의 ‘밤편지’, 쇼스타코비치 왈츠 2번에 ‘소양강 처녀’까지. 2018년 그가 개설한 유튜브 ‘첼로댁’에 올린 콘텐츠다. 익숙한 곡을 첼로로 재해석해 서정적인 영상과 함께 전하는 ‘첼로댁’은 “마음 깊은 곳을 울린다”는 호응 속에 현재 구독자가 10만 명 가까이 된다.
코로나19로 예술가들의 활동 무대가 온라인으로 급격히 옮겨간 올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149억 원을 긴급 편성했다. 온라인 콘텐츠 유형별로 50만 원에서 최대 7000만 원까지 지원한 ‘아트 체인지업’ 공모를 한 결과 경쟁률은 4.2 대 1이었다. 전효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무처장(56)과 조 씨가 22일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 집에서 온라인 예술 활동과 지원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전 사무처장은 “저작권 법률 지식, 콘텐츠 기획법, 영상 촬영 및 편집법 등을 교육하고 있다. 예술가로서 어떤 점이 고민인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조 씨는 “콘텐츠를 수익과 연계하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그가 남편과 함께 콘텐츠 하나를 만드는 데는 3, 4일가량 걸린다. 광고가 많지 않은 데다 저작권료를 배분하고 나면 제작비를 회수하는 정도라는 것. 전 사무처장은 “실황 공연을 유료화해도 관객들이 기꺼이 감상하게 만드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 활동 전문가이기도 한 전 사무처장은 “청소년들을 데리고 무용 공연을 보러 간 적이 있는데 다들 ‘무용을 처음 본다’고 했다. 예술은 많이 접할수록 더 즐기게 되는데 온라인 예술 활동이 접점을 넓혀 준다”고 말했다. 조 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유튜브 덕분에 오프라인으로 활동하는 기회도 많아지고 있다. 지난해 이틀간 연주회를 열었는데 티켓이 매진돼 깜짝 놀랐다”고 했다.
아트체인지업 공모 결과 그림책 만드는 과정 소개, 국악으로 즐기는 태교 자장가, 온라인 문화지도 제작 등이 선정됐다. 조 씨는 “찾는 이가 많지 않아도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온라인으로 다가가려는 예술가들의 시도는 활발해지고 있다. 전 사무처장은 “온라인 예술 입문자에게는 경험의 계기를, 경험자에게는 발전의 기회가 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더 많은 이들이 찾도록 콘텐츠 유통을 활성화시키는 교육을 체계화할 계획이다. 온라인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시도를 하는 예술가들이 꿈을 실현하는 디딤돌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