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두 경쟁이 아주 치열하다. 소위 치고 나가는 클럽 없이 복수의 클럽들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인 선두 리버풀이 아주 조금 앞서나가고 있으나 큰 격차는 아니고 다른 클럽들은 1점차 혹은 득실차로 촘촘하게 늘어서 있다.
토트넘도 이 무리에 포함돼 있다. 지휘봉을 잡는 클럽들마다 부임 후 2번째 시즌 때 뚜렷한 성과를 내왔던 조제 모리뉴 감독은 토트넘에서도 그런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분명 지난 시즌보다는 결과물이 좋다. 그런데 더 좋을 수 있는데 2%가 부족해 더딘 걸음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2020-2021시즌 초반 잘 나가던 토트넘이 잠시 주춤하고 있다. 최근 4경기 2무2패, 승점 쌓기에 애를 먹고 있다.
이날 토트넘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선제골을 뽑아냈다. 전반 1분 코너킥 상황에서 키커 손흥민의 발을 떠난 공이 박스 안으로 투입됐고 혼전 후 소유한 벤 데이비스가 뒤로 내준 것을 박스 외곽에서 은돔벨레가 오른발로 강하게 때려 울버햄튼 골망을 흔들었다.
이때 만들어진 1-0 스코어가 경기 내내 유지됐다. 무승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모리뉴 감독은 무리한 전진을 자제한 채 지키는 것에 주력하는 인상을 줬다. 그러나 후반 41분 코너킥 상황에서 실점, 고비를 넘지 못했다. 승점 3점을 딸 수 있는 기회였는데, 2점이 지워졌다.
추가시간까지 다 포함해 10분만 버텼다면 무승 고리를 끊어내고 3위까지 점프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뒷심이 부족했다. 올 시즌 이런 경우가 처음이 아니라 또 토트넘 팬들 입장에서는 답답하다.
영국의 스카이스포츠와 통계 업체 옵타 등에 따르면, 올 시즌 토트넘이 마지막 10분을 버티지 못하고 실점, 승점을 까먹은 것이 9점이나 되는데 EPL 모든 구단을 통틀어 가장 많다.
10월19일 웨스트햄전의 3-3 무승부는 더 아쉽다. 5라운드서 토트넘은 경기 시작 45초 만에 골을 넣는 등 1골1도움으로 맹활약한 손흥민을 앞세워 전반에만 3골을 넣는 등 크게 앞서 나갔다. 손흥민이 체력 안배를 위해 후반 35분 교체아웃될 때까지도 3-0이 유지됐다. 그런데 후반 37분부터 3골을 연달아 허용해 허무하게 승리를 놓쳤다.
지난 14일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도 토트넘은 1-0으로 앞서던 경기를 1-1로 마무리했고 17일 리버풀과의 대결에서도 종료 직전 한방을 맞아 1-2 역전패를 당하는 등 종료 직전 집중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EPL 선두는 9승5무1패 승점 32점의 리버풀이고 이어 에버턴(9승2무4패·승점 29), 레스터시티(9승1무5패·승점 2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8승3무3패· 승점 27)가 뒤를 쫓고 있다. 그 다음이 7승5무3패 승점 26점의 토트넘이다.
이날 울버햄튼전까지, 토트넘이 언급한 5경기에서 앞서고 있던 스코어를 끝까지 지켜내 승점을 다 챙겼다면 현재 승점 35점으로 1위를 달릴 수 있었다. 축구에서 가정법은 의미가 없다지만 곱씹을수록 아쉬운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