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많은 유럽인들은 백신 접종을 꺼리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연합(EU)은 화이자-바이오앤테크,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여러 제약업체와 20억회분 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모든 성인들이 내년에 접종을 받도록 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여러 회원국들에서 백신 접종을 꺼려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백신 개발에 통상 십년 이상이 걸렸는데 이번 코로나19 백신 개발엔 수개월이 걸렸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마테우스 모라비에스키 폴란드 총리는 집단 면역을 위해서 모두가 백신을 맞아야 한다며 폴란드 국민들에게 백신 접종을 호소했다.
여론조사 응답자의 45%가 백신 접종을 거부한 불가리아에선 정교회의 한 주교가 보건부 장관과 함께 나란히 서서 백신 접종을 받은 뒤 취재진에게 코로나19를 소아마비에 비교했다. 티혼 주교는 “나는 할 수 있는 한 모든 백신을 접종받겠다”고 말했다.
그는 1950년대와 1960년대에 소아마비 백신이 개발 전 사람들이 가졌던 불안감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 소아마비에 걸릴 수 있다는 공포에 떨고 있었다. 그러다 환호하게 됐다”며 “이제, 우리는 사람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5일 발표된 여론조사 전문기관 입소스의 조사에서 백신이 개발된다면 접종받겠다는 응답은 프랑스에선 54%였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선 64%, 영국에선 79%, 한국에선 83%, 중국에선 87%였다. 이후에 발표된 프랑스여론연구소(IFOP)의 조사에선 백신을 맞겠다는 응답은 41%에 불과했다.
로이터통신은 많은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꺼려하는 것은 최근 수십년 간에 걸친 과학의 발전을 무시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2013년 조사에 따르면 바이러스를 약하게 만들거나 죽여서 주입하는 전통적인 백신 개발 방법으로는 백신 개발에 10년 이상이 소요된다.
그러나 단백질을 생성하라는 유전 코드를 세포에게 전달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전령RNA)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모더나는 코로나19 유전자 염기서열이 공개된 지 63일만에 인체에 직접 주사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했다.
영국 옥스포드대학 의학연구팀의 제레미 파라르는 “우리는 2020년에 이뤄진 진보를 되돌아보고, ‘그때는 정말로 과학이 도약했던 순간이었다’고 말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