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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를 사랑했던 사진가 프랜시스 울프[청계천 옆 사진관]

입력 | 2020-12-28 16:42:00


블루노트의 공동 설립자인 알프레드 라이언과 프랜시스 울프. 영화 블루노트 레코드 스틸컷 / 마노엔터테인먼트 제공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집에서 머무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개인적인 취미였던 음악 감상 시간도 길어졌는데요.

마침 재즈를 대표하는 주요 레이블 블루 노트에서 80주년 기념을 맞이해 양질의 LP 음반들이 출시되고 있어 답답한 나날의 위안이 되고 있습니다.

그 중 ‘톤 포엣 시리즈’는 게이트 폴드 형식으로 참여 세션들의 사진들이 수록돼 있습니다.

연주가들의 멋진 흑백 사진들을 볼 때마다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사실 이 사진들은 대부분 블루 노트의 공동 창업자인 프랜시스 울프가 촬영했습니다. 유대계 독일인이라 나치의 탄압을 피해 뉴욕으로 이민을 온 이후에도 본인의 사진 전공을 살려 재즈 연주가들의 사진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프랜시스 울프가 촬영한 사진의 밀착 인화지. 붉은 펜으로 셀렉팅된 사진에 크로핑을 시도한 자국이 있습니다. 영화 블루노트 레코드 스틸컷 / 마노엔터테인먼트 제공

피아니스트 버드 파웰과 그의 아들 조니 파웰, 1958. 프란시스 울프 / 출처 모자이크 이미지

울프는 굉장히 내성적이고 말수가 적은 성격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진정 재즈를 사랑했던 그는 음악가들이 연주를 하는 동안 흥에 겨워 우스꽝스러운 스텝을 밟으며 카메라 셔터를 눌렀습니다.

블루노트 관련 영화를 보니 목에 중형 카메라를 맨 채 외장 플래시를 한 손에 들고 찍더군요.흔들림을 방지하기 위해 셔터 스피드를 올려 주변부는 어두운 대신 무대의 스팟 조명과 플래시에 의존해 전설적인 음악가들의 모습을 극적으로 포착했습니다.

훗날 음악가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위치, 순간에 늘 울프의 플래시가 번쩍! 빛을 발했다고 하네요.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아낸 그의 능력이 사진기자로서 정말 부럽습니다.

생각에 잠긴 색소포니스트 존 콜트레인, 1957. 훗날 ‘Blue Train’의 커버 사진으로 사용됩니다. 프랜시스 울프 / 출처 모자이크 이미지

허비 행콕, 1963. 제가 좋아하는 피아니스트입니다. Inventions & Dimensions에 사용됐습니다. 프랜시스 울프 / 출처 모자이크 이미지

트럼페터 마일스 데이비스, 1952. 그의 성격이 잘 드러나는 사진 같습니다. 프랜시스 울프 / 출처 모자이크 이미지

블루노트 공동창업자 알프레드 라이언과 색소포티스트 행크 모블리, 1960. 라이언의 재즈에 대한 사랑이 느껴집니다. 프랜시스 울프 사진 / 출처 모자이크 이미지

The Sidewindier 표지에 사용된 트럼페터 리 모건의 모습. 프랜시스 울프 / 출처 모자이크 이미지

피아노를 연?하고 있는 맥코이 타이너, 1961. 프랜시스 울프 / 출처 모자이크 이미지

전설적인 드러머이자 밴드 리더인 아트 블레이키, 1958. 몸을 낮춰서 드럼 사이로 활짝 웃는 그를 찍고 있을 울프의 모습이 상상됩니다. 프랜시스 울프 / 출처 모자이크 이미지

울프가 촬영한 사진들은 디자이너 리드 마일스의 감각적인 편집으로 블루노트의 수많은 커버 사진과 홍보 자료에 사용됐습니다.

그의 사진들은 블루노트 레코드 음반들의 멋진 커버로 탄생했습니다. 영화 블루노트 레코드 스틸컷 / 마노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블루노트 레코드 스틸컷 / 마노엔터테인먼트 제공

코로나19로 힘든 겨울 재즈를 들으면서 마음의 위안을 삼아보시면 어떨까요.

송은석기자 silver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