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최장수 국토부 장관’ 떠나는 김현미 “집값 약속 못지켜 송구”

입력 | 2020-12-28 18:30:00


“집 걱정을 덜어드리겠다는 약속을 매듭짓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 무척 마음이 무겁고 송구합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017년 6월 취임한 지 3년 6개월 만에 28일 퇴임했다. 현 정부의 첫 국토부 장관인 김 장관은 이날 오후 온라인으로 이임식을 열고 국토부를 떠났다.

김 장관은 이날 “여러분께 미완의 과제를 남기고 떠난다”고 말하며 집값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떠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는 취임 당시 각종 통계를 담은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인용하면서 “강남 집값이 뛰는 것은 다주택자의 투기수요 때문”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이후 2017년 8·2대책과 과 2019년 9·13대책,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 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잇달아 쏟아냈지만 집값 오름세를 결국 잡지 못했고 최근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다시 이어지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 “수도권 127만 채 공급 기반을 확충하고 31년 만에 임차인의 거주권을 2년에서 4년으로 보장하는 임대차3법이 통과된 만큼, 머지않아 우리 국민의 주거 안정은 꼭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또 “올해는 선진국 수준의 장기공공임대주택 재고율 8%를 달성한 매우 의미 있는 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총 1285일을 근무해 ‘국토부 최장수 장관’이라는 타이틀을 단 김 장관은 “그 사이 차관님, 실장님, 국장님들의 흰머리도, 눈가의 주름도 많이 늘었다”며 “우리는 장관과 간부, 직원의 관계라기보다 무수한 전투를 함께 치러낸 전우였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부동산 정책 이외의 분야에 대해서는 “건설업계 칸막이식 업역 혁파는 45년 만에 이뤄졌고 택시 완전 월급제는 30년 만에 실현됐으며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은 58년 만에 모빌리티 혁신법으로 다시 태어났다”며 “우리가 함께 한 시간에 부족함도 있었겠지만 적어도 당면한 과제를 미루거나 회피하지 않았다는 점만큼은 분명히 말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이별 절차가 요란치 않아 차라리 다행”이라며 “(국토부 직원) 여러분을 향한 애틋한 마음, 이제 가슴에 담고 떠난다”라고 이임사를 마무리했다.

이새샘기자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