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김호일 신임회장
퇴직자에 민원센터 일자리 제공…병약자에겐 月30만원 정부지원
무상승차-급식 늘려 건강증진땐…의료비 절약되고 자살률도 하락
노인을 지혜로운 사람으로 불러야

김호일 대한노인회 회장은 서울 용산구 효창동 대한노인회 중앙회관에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노인이 행복해야 대한민국도 행복하다”고 했다.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김 회장은 2000년부터 국회노인복지정책연구회를 만들어 100세 시대 노인 행복에 대해 연구해왔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지난달 제18대 대한노인회 수장으로 취임한 김호일 회장(78)은 “임기 동안 노인들이 월 100만 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또 “노인 대상 여론조사를 해보면 최소한 하루 1만 원의 용돈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가정에서 30만 원씩 두 부모에게 월 60만 원을 주기는 힘들다”며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무턱대고 모든 노인에게 돈을 주자는 얘기는 아니다. 노인 일자리를 만들자는 것이다. 김 회장은 “휴일 노인 사원제도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정부와 공기업, 기업들이 쉬는 날에 관공서 민원센터를 운영하고, 기업들도 휴일에 꼭 해야 할 업무를 퇴직 사원에게 이어가게 하자는 것이다.
국회의원 출신 김 회장은 대한민국이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7.2%로 고령화사회로 진입하던 2000년부터 노인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3선 의원이 되던 2000년 국회 노인복지정책연구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올 10월 2전 3기 끝에 4년 임기의 대한노인회 수장 자리에 당선됐다.
김 회장은 중소도시 버스 무상승차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현재 정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양승조 충남도지사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이미 노인 대중교통 무상 운영을 시행하고 있다.
그는 “대중교통을 무상으로 이용하고 종교 단체와 적십자, 로터리클럽 등 자선단체들이 벌이는 무상급식을 강화하면, 노인들이 하루 1만 원을 온전히 문화 체육 활동에 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환경이 조성되면 노인들이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서 영화도 보고 온천도 하고 등산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노인들이 집에 있으면 운동을 안 하지만 지하철 및 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면 하루 1만 보는 걷는다”며 “그게 노인 건강으로 이어지고 자살률도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회장에 따르면 노인이 건강해지면 노인 의료비로 투입되는 재정을 아낄 수 있고, 이를 노인복지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2019년 만 65세 노인 진료비는 35조7925억 원으로 국민 전체 진료비의 41.6%에 달한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