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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이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 3차 유행 확산세를 가늠할 복병으로 떠올랐다. 기존 코로나19보다 전염력이 70% 더 강력해 대규모 유행을 일으킬 수 있고, 국내 전파도 안심할 수 없어서다.
방역당국은 국내에 변이된 코로나19가 전파된 사례가 없다고 밝혔지만, 방역망을 벗어난 잠복 감염자가 지역사회에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감염병 전문가들도 변이 코로나19 유행을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변이 코로나 확진자 접촉자 17명, 모두 음성…격리해제 전 검사도 남아
30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에 따르면 이들 17명은 일단 자가격리 상태로 증상을 모니터링 중이며, 잠복기 14일을 앞두고 자가격리 해제 전 진단검사를 진행하게 된다. 격리 해제 전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온 사례가 종종 있는 만큼 17명 모두를 음성으로 예단하기 어렵다.
앞서 방역당국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해외 입국자에 대한 방역 조치를 강화했다. 발열 기준을 37.5도에서 37.3도로 강화하고, 자가격리 후 면제한 진단검사도 다시 시행하고 있다. 2021년 1월 7일까지 영국발 항공편 입국을 추가 연장했다.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가 많은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유전자 증폭(PCR) 검사 음성확인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했다. 신규 비자 발급도 중단했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접촉자들은 잠복기가 끝나지 않아 자가격리와 함께 증상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 최초로 발견된 것은 지난 9월 영국 잉글랜드 남부 지역이다. 이후 전 세계 국가로 빠르게 퍼지고 있고, 국내에서도 지난 22일 영국에서 국내로 입국한 일가족 4명 중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13일 영국에서 국내로 귀국한 80대 남성은 사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현재 변이 여부가 조사 중이다.
현재 방역당국은 영국발 코로나19 확진자 7명에 대한 전장유전체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이 분석 결과에 따라 변이 코로나 확진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7명에는 지난 13일 영국에서 국내로 귀국한 뒤 숨진 80대 남성의 가족 3명이 포함돼 있다.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외에 다른 국가에서 온 해외 입국자가 잠복감염 상태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도 남아있다. 방역망에 걸리지 않았을 뿐, 감염자 스스로가 무증상 또는 경증 상태로 일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을 수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전파를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이미 지난 9월에 변이 바이러스가 보고됐고, 전 세계 각 국가에서 감염자가 보고돼 영국 항공편을 중단하는 식으로는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병율 차의과학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곧 국내에서 추가로 발견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분석했다.
◇3차 유행 몸집 키우는 변이 바이러스…방대본도 “유행 주도할 것”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퍼지면 감염재생산지수가 0.4 높아진다. 감염재생산지수는 감염자 1명이 추가로 전파하는 감염자 숫자를 뜻한다.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면 일일 확진자가 400명대 안팎으로 많아질 수밖에 없다. 일일 확진자도 1500명대로 늘어날 수 있다.
이 같은 확진자 규모는 국내 의료체계가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다. 더욱이 사망자가 더 급증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29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사망자는 40명 발생해 누적 859명을 기록했다. 하루 사망자로는 코로나19 유입 이후 국내 최다 규모다.
이처럼 위태로운 상황을 방역당국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권준욱 제2부본부장은 29일 브리핑에서 “새로 등장한 변이 바이러스가 언젠가는 전 세계적 코로나19 유행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영국에서 모델링 기법을 사용한 결과, 전파력 자체가 매우 높은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한 상황”이라며 “영국과 교류가 많은 유럽부터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코로나19 유행을 전체적으로 주도하고 대체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우려했다.
변이 바이러스는 날씨가 추운 겨우내 계속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소 2021년 2월까지는 변이 바이러스에 의한 대규모 감염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변이 바이러스를 겨냥한 추가적인 방역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변이 바이러스에 의해 전파 속도가 빨라지고, 아직 증거가 없지만 중증환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며 “가장 우려되는 것은 백신 등에 내성을 가진 변이 바이러스 출연 가능성이 있어,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