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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내시경 후 사망, 의사는 2억6000만원 배상하라”

입력 | 2020-12-30 15:09:00


수면 내시경 검사를 받은 환자의 경과를 제대로 살피지 않고 방치, 숨지게 한 의사에게 법원이 과실을 인정하고 2억6000만원 상당의 배상 판결을 내렸다.

울산지법 제12민사부(부장판사 김용두)는 수면내시경을 받은 후 사망한 A씨의 가족이 의사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A씨의 남편에게 1억5959만원, 어머니에게 1억188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

40대 여성 A씨는 2017년 12월 B씨의 병원에서 B씨로부터 프로포폴(정맥마취제) 주사를 맞고 수면 대장내시경과 수면 위내시경 검사를 연이어 받았다.

검사를 마친 A씨는 회복실로 옮겨져 약 40분간 홀로 방치됐고 이후 간호사가 A씨에게서 청색증이 나타난 것을 확인하고 B씨에게 알렸다.

B씨는 곧바로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에 나섰고 A씨는 10여분 뒤 도착한 119구급대에 의해 종합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사망했다.

A씨의 유족은 B씨가 수면내시경 전 부작용 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고, 환자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하지 않고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씨가 비만 환자인 데다가 2015년부터 B씨의 병원에서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지방간 치료를 받아왔기 때문에 B씨가 프로포폴 부작용을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경과를 살피지 않고 40여분간 A씨를 방치했다고 판단했다.

또 B씨에게 수면내시경 검사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았고, 검사 후 회복단계에서의 혈압, 호흡 등 생체활력징후도 전혀 기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B씨는 검사 후 A씨가 깨어날 때까지 경과를 면밀히 관찰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고, 이 과실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울산=뉴시스]